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위기에 처했다. 주중 KT 위즈전에 이어 '1위 결정전'으로 관심이 집중된 LG 트윈스와 대결에서도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다.
경기는 언제든 질 수 있지만, 지금 한화는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선발이 잘 던진 날에는 불펜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하고, 설상가상 타선마저 빈공에 허덕여 마운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9일 LG와 원정 경기에서 1-8로 완패했다.
이 패배로 7일 KT전부터 내리 3경기를 내준 한화는 3연승을 질주한 선두 LG와의 격차가 3경기까지 벌어졌다.
이번 주 불펜 소모가 컸던 한화는 선발 투수 엄상백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했는데,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결국 2회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엄상백에 이어 올라온 조동욱이 1⅓이닝 동안 38구를 던지고 내려갔고 김종수가 7일 경기 이후 이틀 만에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무려 70구를 뿌렸다. 본인 커리어 사상 최다 투구였다.
뒤이어 8회부터 루키 정우주가 나와 40구를 던지며 1⅔이닝을 책임졌다. 정우주는 이날이 3연투였다.
최대한 불펜을 아끼고 싶었던 김경문 감독의 바람이 산산조각났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이날 한화 타선은 7안타 1득점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한화가 이번 주 내준 경기는 모두 극심한 '투타 엇박자'를 보였다.
KT와 주중 3연전에 문동주,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출격했는데, 셋 모두 호투했음에도 불펜이 난조를 보이면서 1승2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타선도 득점권에서 번번이 기회를 놓치면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8일 LG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선발 류현진이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경기 후반 불펜이 실점하면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9일 경기도 선발 조기 강판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내줬다.
타선도 LG 마운드에 봉쇄돼 2경기 동안 총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권에서 침묵하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됐다.

불펜은 힘이 빠졌고, 타선도 침체됐다. 이제 한화가 기댈 곳은 10일 경기 선발로 나서는 문동주뿐이다.
문동주는 지난 5일 KT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4일 휴식 후 나서는 이날 경기에서도 호투가 절실하다.
올 시즌 LG전에서는 2경기에 나섰는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27일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6월 15일엔 3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