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의 손흥민이 미국에서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LA FC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시트킥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파이어스와의 2025 MLS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7일 LA FC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던 손흥민은 이날 사흘 만에 MLS 데뷔전을 치렀다. 약 29분을 소화해 출전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첫 경기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존재감을 보였다.
MLS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보다 객관적 수준이 떨어진다고는 하나, 마냥 편하게 뛸 수 있는 무대는 아니라 우려도 있었는데 손흥민은 새 무대에서의 첫 단추를 보란 듯이 잘 끼웠다.
2015년부터 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었던 손흥민은 10년 만에 '집'처럼 여겼던 곳을 떠나 새로운 리그, 새로운 팀에 왔다.
축구 스타일과 환경이 모두 다른 이곳에서 손흥민이 경쟁력을 가질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게다가 2024-25시즌 EPL서 '에이징 커브'를 겪었기에, 장점인 돌파와 슈팅이 통할지도 미지수였다. MLS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는 관심 속 입단한 만큼 주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분명히 있었다.

입단 사흘 만에 실전에 투입된 점도 부담이었다. 3일 서울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했고, 7일 미국 LA에서 입단식을 가진 뒤 10일 다시 3000㎞ 떨어진 시카고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일정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첫 경기부터 모든 변수를 이겨내고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력과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페널티킥을 유도한 장면에선 상대 수비수 2명보다 뒤에서 출발했음에도 특유의 폭발력 있는 스프린트로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 왼발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기존 장점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모두의 관심이 쏠렸던 첫 경기서 다소 부진하거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면, 이후 흐름이 꽤 꼬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손흥민다운 모습으로 기분 좋게 '아메리칸드림'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