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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강화 이후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와 미국 시장 진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의 복잡한 법적 규제로 난항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 로펌들이 미국 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법률 자문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누적 투자액은 2014년 약 400억달러(약 55조원)에서 2023년 1300억달러(약 181조원)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수도 1만1101개사에서 1만5876개사로 약 4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조사 결과 중견기업들은 수출 시장의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비용 상승과 더불어 수출 대상국의 수입 규제 및 통관 등 현지 법률 적용 문제를 꼽았다.
한 IT 기업 관계자는 "별도 자문 없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다 개인정보와 특허 관련 법적 이슈에 직면해 서비스 오픈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략연구가는 "미국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규제가 다층적으로 얽혀있어 국내 기업이 홀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계약 과정부터 지식재산권, 개인정보 보호 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로펌들도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올해 3월 미국 부동산 플랫폼 기업 '코리니'(Koriny)와 MOU를 체결하고, 7월부터는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 로펌 '브릿지웨이 IP 법률사무소'와 협력하며 특허 출원 및 IP 라이선싱 실무를 지원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원월드트레이드센터(1WTC)에 사무소 개소도 앞두고 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2022년 미국 워싱턴에 사무소를 개소했으며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국제통상, 국제조세, 관세팀을 통상산업전문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법무법인 디엘지도 올해 초 실리콘밸리에 미국 사무소를 개소하며 법률 서비스 지원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같은 복잡한 규제 체계에서는 단순한 계약서 검토만으로는 성공적인 진출이 어렵다"며 "초기 단계부터 현지 법률에 능통하고 실무 경험을 갖춘 로펌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