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하다' 뜻을 모르는 신입사원에게 설명해줬다가 조선족이냐는 질문을 받은 직장인이 황당함을 토로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입사원에게 '쾌청하다' 뜻을 알려줬다가 조선족이냐는 말을 들은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면전에서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들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6일 거래처에 가야 할 일이 있어 회사에 출근했다. 부장은 교육 차원에서 신입사원인 B씨와 함께 다녀오라고 지시했고 A씨는 B씨 집까지 픽업을 나갔다.


A씨는 "신입 집 근처에서 픽업하고 거래처 가는 길에 날씨가 좋길래 '오늘 쾌청하네요. 빨리 일 마무리하고 근처라도 놀러 가야겠어요'라고 했다"며 "그런데 신입사원이 '어제 술 드셨냐'고 묻더라"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A씨가 무슨 소리냐고 묻자 B씨는 "쾌청하시다길래 술 드셨다는 걸로 알았다"며 "술 먹고 난 다음 날 숙취 없으면 쾌청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유쾌하다, 상쾌하다는 말 들어봤냐. 거기 들어가는 '쾌'가 한자인데 쾌청하다 할 때도 똑같이 쓰인다. '청'은 청천벽력 할 때 쓰는 청이다. 둘이 합쳐서 쾌청이고 날씨가 상쾌하게 맑은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가르치려 했던 것 같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B씨는 "저기 대리님. 아까 한자로 막 설명해주시지 않았느냐. 혹시 대리님 조선족이시냐. 한자를 엄청 청잘 아신다"고 물었다. A씨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전부 한국 사람"이라며 "면전에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들어서 표정 안 좋은 게 티 났는지 나중에 '조선족이냐고 해서 기분 나쁘셨다면 미안하다'고 메시지 왔더라. 쾌청이 그렇게 어려운 단어냐"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짓말 같지만 요즘 흔히 있는 일" "책을 좀 읽어라" "알려주면 감사하다고 해야지 예의가 없다" "일기예보만 봐도 '쾌청'은 자주 나오는데" "사회성도 지능"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젊은 세대를 둘러싼 문해력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족보'를 족발·보쌈 세트로 아는가 하면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알아들어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다. 실제로 한 교원단체 조사 결과, 교사 10명 중 9명이 실제로 학생들의 문해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답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한국 성인(16∼65세)의 언어 및 수리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