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연패가 너무 길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9경기째 승리가 없는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한숨을 푹 쉬었다.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을 치렀으나 8-8로 비겨 연패를 끊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9경기에서 1무8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승리할 기회는 있었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승부처에서 동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김원중은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고, 17일 삼성전에서도 7-3으로 리드한 8회 김영웅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19일 LG 트윈스전을 앞둔 김 감독은 승리를 놓친 이틀 전 경기를 복기하면서 "김원중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도 괜찮으니까 포크볼만 던져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원중이가 너무 부담스럽게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지시하는 것보다) 선수에게 맡겨야 했던 걸까,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고 자책했다.
롯데는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공동 5위 KIA 타이거즈,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연패가 더 길어진다면 5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김 감독은 "언제 연패를 끊을지 모르겠지만, 연패가 너무 길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연패를 당하더라도) 3연패하고 한 번 이긴 뒤 4연패를 당하는 등 중간에 끊을 수 있던 경기를 내준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
롯데는 최근 9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5.23과 타율 0.205로, 투타가 크게 흔들리는 중이다. 특히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 기간 1~5회 득점이 겨우 1점으로, 매번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김 감독은 "상대 1~3선발을 계속 만나기도 했지만, 우리 타자들이 너무 치지 못했다. 타격감이 워낙 안 좋다"며 "선취점을 따내면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지만, 뒤지고 있으면 그런 게 힘들다"고 토로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롯데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김 감독은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내가 잘못해서 팀이 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부담감을 느낀다. 결국 선수들이 스스로 이를 이겨내야 하는데, 감독 입장에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롯데는 이날 코치진에 변화를 줬다. 김민재 잔류군 총관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김민호 1군 수비 코치가 2군으로 이동했다.
김 감독은 "2군 수비 코치가 없어 김민호 코치가 내려갔다. (김민호 코치가 겸하던) 벤치 코치를 바꾼 걸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롯데에 긍정적 소식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장 전준우가 건강을 회복, 이날부터 롯데 선수단과 동행한다.
전준우는 가벼운 필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지만 복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전준우의 1군 경기 출전 시점에 대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 9월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