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우승 청부사' 임무를 받고 8월 KBO리그에 입성한 두 외국인 투수가 맞대결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LG 트윈스의 앤더스 톨허스트는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막고 무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롯데 자이언츠의 빈스 벨라스케즈는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톨허스트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37개)와 커터(21개), 포크볼(19개), 커브(8개)를 던졌으며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롯데의 9연패를 막기 위해 출격한 벨라스케즈는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벨라스케즈의 투구수는 92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1㎞로 측정됐으나 LG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회초를 마친 현재 LG가 3-0으로 앞서고 있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될 경우, 톨허스트가 승리를 챙기고 벨라스케즈는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된다.
LG와 롯데는 이달 초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LG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작별했고, 롯데 역시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했다.
두 팀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더 뛰어난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롯데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38승을 거둔 벨라스케즈를 영입했고, LG는 빅리그 경험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톨허스트와 계약했다.

큰 기대를 받고 합류한 두 외국인 투수의 명암은 KBO리그 데뷔전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톨허스트는 12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첫 승을 수확했다. 반면 벨라스케즈는 13일 한화 이글스전에 출격해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리고 둘은 같은 날 두 번째 등판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안방' 잠실구장에 처음 등판한 톨허스트는 2경기 연속 호투,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를 공 13개로 끝낸 톨허스트는 이후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펼쳐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큰 위기는 두 차례 있었다.
톨허스트는 2회초 1사 1, 2루에서 김민성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전민재를 투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톨허스트가 포구 실책을 범했고, 이닝은 끝나지 않았다.
만루 위기에 몰린 톨허스트는 152㎞ 빠른 직구로 황성빈을 헛스윙 삼진 처리, 무실점으로 막았다.
6회초에도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톨허스트는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톨허스트는 절묘한 포크볼로 전민재를 삼진으로 잡았고, 이어 대타 노진혁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2경기 연속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벨라스케즈는 '후반기 팀 타율(0.298) 1위' LG를 상대로 고전했다.
벨라스케즈는 1회말 1사 1, 2루 위기를 잘 극복한 뒤 2~3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내며 순항했다.
그러나 4회말 첫 장타를 허용한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벨라스케즈는 4회말 2사에서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지환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우중간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5회말에도 벨라스케즈는 LG 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
선두 타자 구본혁에게 안타를 맞은 뒤 희생번트를 시도하려던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았으나 1사 2, 3루에 몰렸다. 이어 문성주에게 밋밋한 체인지업을 던져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실점은 3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