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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코퍼레이션이 최근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기대로 주목받으면서 현 최대주주인 FSN의 방만경영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FSN이 하이퍼코퍼레이션을 인수한 뒤 적자회사를 떠넘겨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 부실을 키워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FSN은 지난해 3월 FI(재무적투자자)의 도움을 받아 티사이이언티픽으로부터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 468만8594주를 147억원에 매입했다. 같은 해 4월과 6월 진행된 2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31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총 투자규모는 462억원으로 이 중 347억원을 차입해 투자했다.
지분 확보 이후 FSN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부실기업을 하이퍼코퍼레이션에 고가 매각했다. FSN과 자회사인 애드쿠아인터렉티브(지분 100%)가 보유한 핑거랩스의 지분 30.1%를 하이퍼코퍼레이션에 166억원에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2023년 회계 기준 핑거랩스의 총자산이 86억원, 순자산은 6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FSN과 FSN의 100% 자회사 애드쿠아인터렉티브는 보유하고 있던 핑거랩스 지분 30.1%를 하이퍼코퍼레이션에 166억원에 매각했다. 문제는 2023년 회계 기준 핑거랩스의 총자산이 86억원, 순자산은 6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지분 전체가 아닌 일부만 매각했음에도 높은 가격이 책정돼 고가 매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같은 시기 하이퍼코퍼레이션은 FSN으로부터 메이크어스의 지분(19.49%)를 79억원에 사들였으며, 애드쿠아인터렉티브로부터 이모션글로벌(40.8%)를 59억원에 매입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304억원으로 하이퍼코퍼레이션과 인수할 당시 차입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수 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으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의 경영마저 위태롭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핑거랩스의 당기순손실은 142억원으로 이로 인해 순자산은 –145억원까지 감소했다. 메이크어스와 이모션글로벌도 각각 21억원과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핑거랩스의 장부가액은 0원이며, 대여한 54억원 모두 대손충당금으로 인식된 상황이다. 메이크어스도 올해말 28억원에 매각된다면 51억원의 확정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확장 위해 CB·유증 남발 부실 더 키워
FSN은 하이퍼코퍼레이션 계열사를 매각했을 뿐 아니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도 단행했다.지난해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손채원씨로부터 교육회사인 하이퍼라이프케어(옛 에스씨에이티)를 69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손씨는 다시 56억원을 더블에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인베스트먼트는 하이퍼라이프헬스케어1호조합의 주요조합원(42.86%)으로, 최아영 더블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상석 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와 특수관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퍼라이프헬스케어1호조합은 지난해 6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하이퍼코퍼레이션에 105억원을 투자했다.
하이퍼라이프케어는 올해 상반기 헐값에 매각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하이퍼라이프케어에 대여한 20억원 모두 대손충당금으로 인식됐다.
기프트레터(80억원) 과정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이 활용됐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9월 14회차 CB를 통해 90억원을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중 40억원이 기프트레터를 매각한 석봉상 대표가 재투자한 금액이다.
이 같은 무리한 확장과 방만경영으로 인해 하이퍼코퍼레이션은 2021년 이후 4년째 영업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 3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을 초과하며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8대1의 무상감자를 진행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초래했다. 여기에 FSN에 인수된 후 무분별한 신주 발행으로 주가가치가 떨어지며 그 피해를 더 키웠다.
업계에서는 FSN의 경우 부실기업을 떠넘기는 무자본 인수 방식으로 그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한다. 적자기업을 통해 회수된 투자금을 제외하면 순수투자금은 16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FSN이 보유한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지분 평가 가치(184억원)을 놓고 보면 오히려 이득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다음달 기발행주식의 109%에 달하는 제3자 유상증자(370억원)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2차례 CB 발행으로 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등 대규모 투자가 일어난다면 단기적으로 좋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잠재물량의 주가로 인한 주가가치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하이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당사의 모든 M&A 거래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필요한 공시 절차 또한 성실히 이행했다"며 "무상감자의 경우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이는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자금 조달은 사업 확장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필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성실히 설명나갈 것이며, 당사는 앞으로도 주주 보호와 투명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