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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집값 불안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오는 9월과 10월에 잇따라 발표되는 주택공급대책과 금리 인하 여부에 부동산 거래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주택공급은 발표 시점부터 입주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집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현재의 거래시장은 소수의 고가 주택 실거래가가 평균을 높이는 형태여서 매수 대기자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가계대출 증가와 집값 불안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의 6·27 대책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거래 과열 양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시장 안정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대체로 일치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안전성과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 매매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외곽은 장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울은 매입 기회를 노리는 대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해 시장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 발표가 예고된 이재명 정부 첫 공급대책이 10월 금리 인하 여부와 하반기 부동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등 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반면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되며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 심리가 팽배한 만큼 정부의 공급대책 내용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대책이 나오면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나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신호 따라 인하 시점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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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의 연동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수석위원은 "주택시장은 대출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면서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라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매수 대기 수요를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대책이 발표돼도 집값을 하락시킬 만큼의 영향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와 상급지 매물 감소로 갈아타기 매도가 힘든 상황"이라며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활성화와 택지 개발 등 정부의 공급정책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부동산 특성상 단기 공급이 늘어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위원도 "공급대책이 마련돼도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현재의 불안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상승했다. 전주(0.09%)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가 주택이 집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01㎡는 지난 6일 82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동일 면적이 7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5개월 만에 7억3000만원 올랐다.
남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전셋값 상승 등이 맞물리며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두 건의 실거래가가 전체 평균을 높이고 매수 대기자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