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창립 제6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 내걸고 총파업에 나선다. 지난 2002년 주 5일제를 도입한 금융권이 금요일 점심 후에 퇴근하는 주 4.5일제를 선제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총파업 투쟁을 위한 쟁의권 확보 절차인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결과 '찬성'으로 의결될 경우 오는 6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26일부터 총파업에 나선다.


금융노조의 요구안은 ▲임금 5% 인상 ▲주4.5일제 전면 도입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이다. 특히 장시간 노동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주 4.5일제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 4.5일제 도입과 관광산업 지원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주 4.5일제 도입은 국민 다수가 찬성하지만 실천에 나설 사람이 없다"면서 "금융산업이 또 한 번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22년부터 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했다. 지난해 주 4.5일제와 영업시간 30분 조정(9시30분 영업 시작) 등을 요구하며 2년 만에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찬성률은 95.06%로 집계됐다.


금융노사는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도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5%, 사측은 2.4%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은 막판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 4.5일제 도입이 노사 협의의 최대 쟁점이다.

관건은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는 금융노조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490만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는 역대 최고인 6350만원이다. 삼성전자(6000만원)와 현대자동차(4500만원)의 연봉을 웃도는 은행원들이 근무시간 단축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관계자는 "주 4일제와 4.5일제를 실험하며 근로자의 만족도와 생산성 향상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영업 환경을 더욱 고객 친화적으로 조성하면 금요일 오후의 공백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