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출시된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전동화 시대 MINI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사진=김이재 기자

BMW그룹 산하 브랜드 미니(MINI)는 앙증맞은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 성능으로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순수 전기차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전동화 시대, MINI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를 타고 서울역과 파주를 오가는 약 80㎞ 코스를 주행했다. 드라이빙의 재미를 강조하는 MINI답게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쾌한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MINI 특유의 차체 비율을 계승했다. /사진=김이재 기자

올-일렉트릭 MINI 쿠퍼의 외관은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짧은 오버행과 보닛,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특유의 차체 비율과 클래식한 원형 헤드라이트, 팔각의 라디에이터 그릴 등은 도로 위에서도 단번에 미니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실내 대시보드에는 송풍구와 원형 디스플레이만 배치돼 미니멀함이 강조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깔끔하다. 직물 소재의 대시보드에는 송풍구와 원형 OLED 디스플레이만 배치돼 미니멀함이 강조됐다.

계기판이 없는 대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적용됐는데, 주행 중 스티어링휠(운전대) 윗부분에 화면이 가려질 때가 있었다. 앉은키가 작은 성인 여성이라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에는 티맵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기본 적용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직경 240㎜ 원형 디스플레이는 충분한 크기와 선명한 화질로 시인성이 뛰어났다. 터치 반응도 즉각적이어서 계기판, 내비게이션, 공조 제어,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을 손쉽게 다룰 수 있었다.

MINI 오퍼레이팅 시스템 9 기반의 티맵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적용됐다. 배터리 충전 일정과 소요 시간을 반영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를 돕는다. 주행 중에는 원형 디스플레이에 지도가 빈틈없이 채워지면서 정보가 한눈에 들어왔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를 발휘한다. /사진=김이재 기자

운전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속도가 순식간에 올랐고 경쾌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최고 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7초가 걸린다.


54.2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위치해 무게중심도 낮은 편이다. 그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 차를 탄탄하게 잡아줘 안정적이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도 큰 흔들림 없이 민첩하게 빠져나간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300㎞이며 전 세대 일렉트릭 미니 쿠퍼(159㎞)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공인 복합 전비는 5.3㎞/kWh로 급속충전 시 배터리 상태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 소요된다.
이전 모델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승차감과 실내 소음 등도 대부분 개선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가솔린 모델에서 지적됐던 단점들은 전기차로 오면서 대부분 개선됐다. 고속 주행 시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효과적으로 억제돼 세단 못지않은 정숙성을 보여줬다.

노면 상태가 그대로 전달되던 승차감도 크게 좋아졌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이전보다 충격이 적었고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잔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 3도어 모델은 2열 공간이 협소해 장거리 이동 시에는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사진=김이재 기자

이날 시승한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3도어 모델로 뒷좌석의 편안함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2열에 앉으려면 앞좌석을 젖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공간도 1열보다 확연히 좁다. 단거리는 불편이 덜하지만 장거리 이동에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1열은 소형차임에도 여유가 있어 1~2인 가구라면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을 듯했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의 가격은 ▲SE 클래식 5250만원 ▲SE 페이버드 5610만원이다. /사진=김이재 기자

MINI 코리아의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은 총 4142대로 이 중 전기차(825대) 비중은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는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두 달간 272대가 팔리며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올려 프리미엄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올-일렉트릭 MINI 쿠퍼의 가격은 ▲SE 클래식 5250만원 ▲SE 페이버드 5610만원이다.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고성능 JCW 모델은 60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