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 국가대표인 옌스 카스트로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는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데뷔전에서 번뜩이는 활약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카스트로프는 이날 후반 19분 김진규(전북)를 대신해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 경기 종료까지 약 26분을 뛰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어머니의 고국을 위해 뛰고 싶다며 최근 대한축구협회로 소속을 바꿨고, 이날 한국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외국 태생 혼혈 남자 선수가 대표팀 경기에 뛴 건 카스트로프가 최초다.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선 국내 태생 혼혈 선수인 장대일이 국가대표팀 경기에 뛰었던 바 있다. 여자 대표팀에선 미국 태생의 미국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가 태극마크를 달고 2023년부터 활약 중이다.

홍명보 감독은 카스트로프 발탁시 "기존 미드필더들과 다른, 파이터 유형의 선수"라고 소개했는데, 이날 차별화 된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팀 에너지가 떨어진 후반 투입된 그는 적극적인 압박은 물론 넓은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 27분 두 차례 전진 압박으로 미국의 공격 흐름을 끊은 장면은 백미였다.

공격 상황에서는 과감함이 빛났다. 상대 압박 속에서도 백패스보다는 과감한 전진과 도전으로 템포를 올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독일과 한국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과 파이터형 기질까지 더해, '독한 파이터'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대표팀에 이식되는 순간이었다.

카스트로프가 이날 미국전서 보인 스타일대로 터프한 수비를 펼치면,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다른 2선 선수들이 보다 공격에 집중하게 되는 등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보완점도 노출했다. 후반 막판 다소 늦은 상황에서도 거친 수비로 접근, 위험 지역에서 미국에 프리킥을 헌납한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표팀 스쿼드 26명 중 유일하게 처음 발탁된 선수인 카스트로프는 아직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진 않았다. 당연히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조건인데, 짧지만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