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사진은 영국 옥스퍼드셔 비스터 빌리지의 룰루레몬 아울렛 소매점 간판 /사진=로이터

스포츠 의류 브랜드 룰루레몬 주가가 연초 대비 54% 하락했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룰루레몬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룰루레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 급락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54% 이상 떨어졌다. 룰루레몬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캐나다 기업이다.


룰루레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오른 25억2000만달러(약 3조4997억원)로 시장 예상치 25억4000달러(약 3조4720억원)를 소폭 하회했다. EPS(주당순이이익)는 3.1달러(약 4304.66원)로, 예상치 2.88달러(약 3999.17원)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3억7090만달러(약 5150억3174만원), 지난해 같은 기간 3억9292만달러(약 5456억871만원)에 비해 소폭 내렸다. 총마진율은 58.5%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1%포인트 내린 20.7%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 성장률 가이던스를 기존 5~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EPS도 기존 14.58~14.78달러(약 2만241.41원~2만519.07원)에서 12.77~12.97달러(약 1만7733.70원에서 1만8011.44원)로 내렸다. 가이던스를 내린 주요 요인은 미주 지역의 동일 매장 매출 감소로 해당 지역 내 약해진 수요가 꼽힌다. 소액 면세 제도 폐지와 관세로 인한 약 2억4000만달러(약 3331억9200만원)의 매출총이익 감소도 반영됐다.

캘빈 맥도날드 룰루레몬 CEO "이번 부진 원인은 긴 제품 수명 주기와 수요 하락"

사진은 지난해 8월21일 영국 옥스퍼드셔 비스터 빌리지의 룰루레몬 아울렛 소매점 내부 로고. /사진=로이터

룰루레몬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캘빈 맥도날드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부진 원인을 긴 제품 수명 주기와 수요 하락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국 사업 결과에 실망했으며, 상품 혼합을 강화하고 비즈니스를 가속하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지역에서 긍정적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으며 장기 성장 추진을 위한 계획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메건 프랭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EPS는 기대치를 초과했지만 미국 사업으로 인해 수익이 가이던스를 하회했다고 언급했다. 업계 전반의 도전 과제를 언급하고 연간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브랜드와 재무 상태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룰루레몬은 내년부터 신제품 비중을 23%에서 35%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빠른 디자인 개발 역량도 강화한다. 증권가에서도 룰루레몬의 행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은 낮은 성장률"이라며 "시장은 알로, 뷰오리 등 신흥 애슬레저 업체들 등장에 따른 경쟁 심화와 룰루레몬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내 낮은 성장률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관세 및 할인 판매로 인한 마진 압박 등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밸류에이션 회복을 위해선 실적을 통해 중국 내 매출 성장이 미국 성장 둔화를 상쇄하고 신제품 혁신에 기반한 미주 지역 내 성장률 반등 등이 확인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체 매장 수는 784개로 지역별로 상이한 성장세를 보인다"며 "중국과 ROW(기타 지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역의 부진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