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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지만 국내 4대그룹 총수들은 휴식을 잊은 채 경영현안 대응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세 정책을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 추석 이후 국정감사와 APEC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현장경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는 등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왔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미국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대(對)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회장은 올 7월과 8월에도 미국을 찾아 대응 전략을 고심한 바 있다.
이번 출장기간을 활용해 미국 빅테크와의 협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애플, 테슬라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엔 한국을 찾은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와 이 회장이 회동을 통해 D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명절 이후 진행될 대규모 이벤트 대응에 집중할 전망이다. 먼저 연휴 이후 곧바로 시작되는 국정감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사안 관련 증인으로 최 회장을 채택한 바 있다.
오는 10월 28∼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2025'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번 APEC CEO 서밋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11월에는 SK그룹 연례행사인 CEO 세미나가 예정돼 있다. 최 회장이 이번 세미나에서 불확실성을 돌파할 키워드를 내놓을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하반기 경영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조치가 마무리 되지 않아 25% 관세부과가 단행된 상황에서 미국 현지 판매 전략 등을 재점검 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있었던 미국 이민당국의 단속 여파와 후속 대책 마련에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이번 연휴기간 휴식을 취하는 한편 하반기 불확실성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정책 대응 방안을 비롯해 구 회장이 힘을 쏟고 있는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사업 전략 강화 방안 구상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상정책 변화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각 기업 총수들이 연휴 기간을 활용해 하반기와 내년 사업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