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그룹에 새 둥지를 튼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주도 아래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 사업 인수를 추진하며 업계 1위 삼성웰스토리를 바짝 추격하는 동시에, 그룹 내 첨단 기술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푸드테크' 기업으로의 혁신을 선언했다. '2030년 매출 5조원'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향한 김 부사장의 혁신 전략이 재무적 부담이라는 과제를 딛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워홈은 최근 신설법인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 사업을 1200억원에 인수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최종 성사되면 국내 단체급식 시장의 판도는 요동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급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매출 약 1조8561억원)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워홈(1조2126억원), 현대그린푸드(1조724억원), CJ프레시웨이(7781억원), 신세계푸드(외식 포함 5759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품에 안게 되면 단순 합산 시 매출 규모가 약 1조7885억원으로 삼성웰스토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한화그룹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언제든 1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는 아워홈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뉴 아워홈의 핵심 성장 전략은 기술 혁신이다.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 등 그룹 내 기술 역량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고질적인 비용 구조를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로봇 등을 활용한 주방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스마트 조리 시스템 도입으로 식자재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지난해 아워홈의 사업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 중 급식사업이 포함된 식음료 부문은 1조2126억원으로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원가 절감이 필수적인 만큼, 푸드테크를 통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 과제로 평가된다.
신시장 개척 속도… 재무 부담은 과제
![]() |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더불어 해외 시장 공략과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 5월 '아워홈 비전 2030' 행사에서 김태원 아워홈 대표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해 국내 선두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바탕으로 가정간편식(HMR)과 식자재 수출을 확대하고 단체급식 사업의 해외 영토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국방부 위탁 확대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군 급식 시장과 컨세션(휴게소, 공항 등), 프리미엄 아파트 식음 서비스 등 신규 수요처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신세계푸드 인수는 이러한 신규 시장 공략의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신세계푸드는 고급 아파트 단지 식음 서비스 사업의 선두주자로, 아워홈은 이번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고물가 속에서도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프리미엄 맞춤형 식단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조직 안정화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당면 과제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아워홈 인수에 약 869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는데 이로 인해 주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차입 부담이 급증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부채 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며 수차입금 대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비율이 3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M&A와 푸드테크라는 두개의 성장 엔진을 성공적으로 가동해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증명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뉴 아워홈의 순항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