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니켈 기술을 선도해온 에코프로가 미드니켈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국내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고전압 단결정 기술을 적용해 최근기술 검증을 마치고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에코프로는 28일 자동차 완성차업체(OEM)들의 양극소재 가격 인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고전압 미드니켈(HVM)을 개발하고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생산 라인 구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드니켈 양극재는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하이니켈(니켈 함량 90% 이상) 제품과 달리 니켈 함량이 약 60% 수준이다. 삼원계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은 전체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니켈 함량을 낮추면 양극재 가격을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에코프로는 특히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를 통해 양질의 니켈을 안정적이면서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어 미드니켈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IMIP 산업단지 내 4개 제련소에 약 7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인근 IGIP 산업단지에서도 연간 6만6000톤(t) 규모의 니켈 중간재를 확보하기 위한 2단계 투자 계획을 수립 중이다.
에코프로가 개발한 HVM은 단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고전압 성능을 확보하고 동시에 수명과 안전성을 개선한 것이 기술적 차별점이다. 기존 미드니켈 배터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저온 성능도 크게 개선돼 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에서 차별화된 하이니켈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온 에코프로는 HVM을 활용해 중저가 모델에서도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글로벌 자동차 OEM과 셀 업체들과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며 2027년 본격 양산을 위해 라인 개조에 착수했다.
에코프로는 우선 포항에 미드니켈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이후 헝가리 양극재 생산라인에도 HVM 기술을 적용해 유럽 OEM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헝가리 공장은 총 면적 44만㎡ 부지에 3개 라인을 기준으로 연간 5만4000t 생산 능력(CAPA)을 갖추고 있으며, 시장 확대에 따라 동일 규모의 3개 라인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공보현 에코프로비엠 개발담당 상무는 "자체 개발한 단결정 양극재 기술을 미드니켈 소재에 적용해 높은 전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을 줄여 성능을 개선시켰다"며 "단결정은 양극재 입자가 하나의 연속된 결정구조로 이뤄진 소재로 충방전이 반복되더라도 구조가 깨지지 않아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