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르며 연내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증권사는 발행어음 인가를 통해 기업금융(IB) 부문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발행어음 인가 실사 조사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최종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두 회사는 조만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금융위원회 의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행어음 인가 절차는 인가 신청 접수→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심사→현장 실사→증권선물위원회 심의→금융위원회 의결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핵심 절차인 외평위와 현장 실사를 통과한 두 회사는 연내 발행어음 인가 결과를 받아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대출,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체투자 등 IB(투자은행) 자산 운용을 확대할 수 있어 수익 구조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두 증권사는 연내 발행어음 인가를 통해 IB부문 성장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에서 IB 부문 실적 성장이 가시화된 만큼 추가 성장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089억원, 순이익 32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6%, 52.3% 증가했다.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596억원으로 18.3% 늘었다.
현재 키움증권은 신용공여 잔액이 사실상 자기자본 한도에 달해 향후 대규모 딜 확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신용공여 잔액이 4조4738억원에 달해 올해 자기자본의 약 80%를 사용 중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 단기 조달 금리를 낮추고 신용공여 한도 내 운용 여력을 넓히며 IB 자산을 크게 확충할 것으로 전망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이 가능하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324억원으로 발행어음인가를 통해 신용공여 한도를 약 12조원까지 늘릴 수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9% 늘어난 654억원, 당기순이익은 24.1% 증가한 62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IB 관련 수익이 포함된 수수료수익과 기타영업수익은 각각 1087억원, 1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61.7% 늘었다.
이처럼 IB 부문을 성장 과정에서 하나증권 역시 발행어음 인가를 통해 단기 자금 조달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증권 자기자본은 6조106억원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약 12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발행어음 인가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도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최근 증권사·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종투사 지정은 신속하게 추진해 모험자본 공급이 지체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투자은행 중심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투자금융사(종투사)에게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했다"며 "종투사의 목표인 사업 차별화, 기업금융 서비스 확대, 모험자본 공급 등 측면에서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