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가 위치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 사진=여수시

DL케미칼이 여천NCC와 원료공급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크래커 감축 방향과 여천NCC 구조혁신 방향성에 관해 15일 밝혔다.

DL케미칼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외부 원료가격 컨설팅 결과는) 현실을 정면 직시한 출발점"이라면서도 "채권단과 정부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보다 강한 안전장치와 공동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원료 공급계약에 합의했다. 양사의 원료 공급계약의 대상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NCC 주요 원료다.

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여천NCC 구조혁신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자구 노력이 계획대로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DL케미칼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여천NCC 실적은 주주사에 보고된 최초 경영계획 대비 약 3000억원 이상 악화했다. 두 번째 증자 이후 4분기에 접어들며 손익이 빠르게 나빠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컨설팅을 담당한 외부 회계법인과 다른 주요 전망기관도 중국발 추가 증설 리스크로 중단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공통으로 경고했다. DL케미칼은 "외부 회계법인의 기준점을 바탕으로 원가 보전 조건 비중 강화 방안을 추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여천NCC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채권단 이자를 상환하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회사는 NCC 원가 반영 비중을 보다 과감하게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여천NCC의 현금 창출력과 신용도를 지키는 게 산업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거다. DL케미칼은 "규모의 경제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NCC 운영을 통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이 모두 활로를 찾아야 한다"면서 "자구 노력 달성에만 기댄 구조혁신안은 채권단과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천NCC의 크래커 감축 방향에 맞춰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과 여천NCC 수익성 강화를 위해 50만톤 3공장이 아닌 90만톤 규모의 1·2 공장 셧다운 후 공급량 조절을 통해 이익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단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다운스트림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 라인은 스크랩 또는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해 재배치하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주사로서 여천NCC의 시장성 조달 책임 의지도 분명히 했다. 특히 생산시설 감축으로 잉여 인력이 발생할 경우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든 자생 노력 이후 시장이 예상보다 더 악화할 경우엔 금전적 지원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며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주주로서 원가 보전·비즈니스 재편·고용·재무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