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일주일 뒤 새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화 약세 압력이 여전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통화완화로 급히 선회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새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로 한은은 지난해 5월 한 차례 인하 이후 7·8·10·11월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관망 기조를 이어왔다.


회의의 관전포인트는 인하 여부 자체보다 한은이 추가 인하의 전제조건을 어떤 문장으로 재정리하느냐다. 시장에서는 '인하 시점'보다 '정책 방향을 가늠할 힌트'가 먼저 제시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물론 올해 들어 경기 둔화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환율과 부동산이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인하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3.9원 오른 1449.7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145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읽힌다. 한은은 "기준금리는 향후 물가·성장 흐름과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전개 상황,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외환부문의 경계감이 높아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망 역시 동결 쪽에 기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원/달러 환율, 부동산 시장 등 금융 불균형 및 인플레이션 압력, 경기 개선세 등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이같은 여건들은 연말연초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환 위원 인하 소수의견 및 인하 가이던스(사전 지침) 3인이 유지되며 의결문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문구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은 이번 회의뿐 아니라 올해 연중 동결 시나리오도 열어두고 있다. 강민주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와 원화 약세 지속으로 인해 2026년 내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2.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가 2%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과 환율 변수가 금리 인하의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은에겐 대외 변수도 부담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금리를 두 차례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한·미 금리 격차는 향후 더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의 금리는 연 3.50~3.75%로 우리나라와 상단 기준 1.25%포인트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