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Z정밀이 영풍·MBK파트너스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을 공개하지 않자 "주주들도 알 권리가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KZ정밀이 법원에 제기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인용돼 영풍·MBK 측은 9일 이내 계약을 공개해야 했다. 다만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즉각 항고해 공개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8일 KZ정밀은 입장문을 통해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1년 넘게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작 자사의 기업가치와 주주 권익 제고에는 소홀히 했다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진실을 은폐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경영협력계약은 KZ정밀이 영풍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 쟁점인 배임 가능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2024년 9월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적대적 M&A 국면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세부 사항에 포함된 콜옵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MBK 측에 유리한 구조로 설계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만일 해당 계약 내용이 MBK 측에 고려아연 주식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게 되어 있을 시 영풍 경영진은 배임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풍 자금도 투입된 인수합병에서 MBK 측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 고문이 법원의 공개 요청에 항고하며 의구심을 더욱 커지고 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만일 해당 경영지배권 확보 내지 유지 전략이 특정 경영진에게는 이익이 되는 반면 전반적인 회사의 이익에는 부합하지 않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면 이를 지적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한 주주의 감시활동 대상으로 삼도록 하는 것이 비교형량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히며 KZ정밀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KZ정밀 관계자는 "KZ정밀을 비롯한 주주들은 영풍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MBK파트너스에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넘기려 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며 "영풍 측은 적대적 M&A를 지속하며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데 당장 영풍 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부터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