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정부 시위 벌어진 이란, 미국·이스라엘까지 지원 나서
현재 이란은 지난해 12월 경제난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리알화 폭락을 계기로 장기간 이어진 경제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을 기해 16일째에 접어들었다.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원을 검토 중이다.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란 시위에 대응할 구체적 방안들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선 온라인 반정부 세력 지원 강화, 이란 군사·민간 시설을 겨냥한 비밀 사이버 무기 투입, 이란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 부과, 군사 공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이 붕괴하면 이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해 함께 좋은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린 페르시아 민족이 곧 폭정의 멍에에서 해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거래를 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의 모든 거래에 대해 25%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이 조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 명령은 최종적이고 확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면서 사상자가 늘어나자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인권 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에 따른 사망자를 500여명,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인권(IHR)은 최소 수백명에서 많게는 2000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란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핵 협상으로 이어지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점차 강세를 보이자 이란도 대화의 문을 열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 정부와의 소통 채널이 계속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미국 대통령 특사 소통 채널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 현지 외교 공관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스위스 대사관이 미국을 대변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마다 메시지를 교환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며 "협상에도 열려 있지만 공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최근 이란으로부터 협상을 원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지도부가 어제(10일) 전화했다"며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협상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미 백악관 내부에선 이를 핵 협상으로 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이란을 군사 공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폭격기, 전투기, 해군 자산 등을 배치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
다만 JD 밴스 부통령과 일부 보좌진은 공습 전 외교적 해법을 시도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 중이라고 전해졌다. 미국의 군사 공습이 시위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는 이란 정부 선동에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란 고위 관리나 군 인사 중 정권에서 이탈하거나 지도부에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이란 전문가는 이란의 현 상황에 대해 "정권은 국제적으로는 더 약해지고 더 고립되겠지만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는 더 위험을 감수하며 국내에서는 더 위협적인 방향으로 움츠러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