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개해수욕장(무이동 산189번지 일대)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들. /사진=하나개해수욕장 홈페이지

인천의 국가 소유 토지에서 무단 점거와 무허가 영업 등 각종 불법 행위가 수년째 벌어지고 있지만 관할 관청인 인천 중구청은 이를 사실상 방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행위를 단속해야 할 행정기관이 철거와 고발 대신 제한적 조치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오며 행정 책임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곳은 인천 중구 하나개해수욕장(무의동 산189) 일대다. 해당 부지는 국가 소유 부지로 법적으로 무단 점유나 영업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 공유재산이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숙박·편의시설로 사용되는 건축물과 각종 부대시설이 설치·운영돼 왔다.


◇ 군유지 무단 점거·불법 영업 지속… 번영회 적법성 논란

<머니S> 취재 결과 이 일대에서는 △군유지 무단 점거 △무허가 건축물 설치 △불법 영업 △용도 외 사용 △시설물 임의 증·개축 등 20여 개의 법령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가 장기간 이어져 온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군유지 무단 점거와 무허가 시설 설치는 원칙적으로 철거와 형사 고발 대상이다.

그러나 현장은 사실상 상시 운영 상태를 유지해 왔고 성수기에는 다수 이용객이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하나개유원지번영회가 시설 운영에 관여해 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구청에 따르면 해당 번영회는 인가 단체가 아닌 친목회 성격의 조직이다. 국가 소유 부지 내에서 불법 영업 행위가 지속돼 온 만큼 운영에 관여한 주체의 적법성과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개해수욕장에 설치된 불법 숙박시설 및 식당. /박진영 기자

◇ '고발 없는 행정' 위에 얹힌 혈세… 불법 용인 구조 논란

관할 기관인 인천 중구청은 해당 부지에 대해 산지관리법과 건축법 위반 등을 이유로 변상금과 이행강제금만 반복적으로 부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불법 시설에 대한 철거 명령이나 형사 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법 위반의 중대성과 반복성을 감안할 때 금전 부과에 그친 행정 조치는 사실상 불법 상태를 용인하거나 특정 운영 주체의 영업권을 보장해 준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일대 진입로 개설·확장(약 1km)을 위해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중구청 역시 63억원을 들여 대형 공용주차장을 조성했다. 행정당국은 주민 편의와 관광객 접근성 개선을 사업 취지로 설명하고 있지만 주변에 정식 인가된 주거지가 거의 없고 공식 관광지로 지정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법 무단 점거 시설을 전제로 한 기반시설 투자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향후 불법 시설이 원상복구 될 경우 토지 소유자인 중구청이 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불법 행위자는 영업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한 행정·재정적 부담은 혈세로 전가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행정의 책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답변 거부 속 책임 논란… 재선 도전 적절성 도마

중구청과 김정헌 구청장은 해당 사안에 대한 <머니S>의 질의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머니S 취재진은 여러 차례 김 구청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답변받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유재산인 군유지에서 불법 행위가 장기간 지속됐다면 단순한 행정 소홀을 넘어 직무유기나 업무상 배임 성립 여부까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불법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는 과정에서 특정 단체나 개인이 경제적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한 원상복구 비용이나 기반시설 조성 부담이 지자체 재정으로 전가됐다면 행정 책임의 범위를 엄중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김 구청장은 차기 지방선거 재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