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삼성물산 시대-2] 얻는 것과 잃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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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흡수합병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파급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의 건설·상사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료·레저사업의 결합으로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두 회사의 부문별 매출비중은 건설 48%(16조2000억원), 상사 40%(13조6000억원), 패션 6%(1조9000억원), 식음료 5%(1조6000억원), 레저 1%(4000억원)다. 삼성그룹에선 5년 뒤 건설 45.7%, 상사 44.1%, 식음료 118.8%, 레저 75%씩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일각에선 이번 합병의 당위성을 마련하기 위해 매출 목표를 과도하게 설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이런 탓에 결국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이익은 총수 일가에 돌아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물산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삼성물산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 합병효과, 건설부문 가장 클 듯

이번 합병을 통해 상승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건설부문이다. 삼성물산은 건설·토목, 제일모직은 조경 분야의 경쟁력을 각각 갖췄다. 두 회사의 건설부문을 통합하면 국내 주택사업 분야에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부문에서 제일모직의 이름이 다소 생소한 게 사실이지만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27위를 기록한 숨은 실력자다. 이는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29위)과 삼성중공업(32위)보다도 앞선 실적이다.

제일모직은 조경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공공시설을 비롯해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같은 아파트 조경 분야에서도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

최근에는 국외 플랜트와 건축사업 분야의 확대를 추진, 지난해 베트남에서 국내 건설사 중 수주실적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제일모직은 건설사업 부문에서 전체 매출 36% 수준인 1조288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현대건설을 제치고 9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건설명가다. 초고층빌딩 시공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했고 아파트브랜드 '래미안'은 인지도와 선호도 1위를 자랑한다. 지난해 건설 부문에서만 14조87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규모와 국내외 위상 등을 고려하면 두 회사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이번 합병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과 국제경제 탓에 실적 부진을 겪던 삼성물산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두 회사가 삼성그룹 내 수주했던 분야가 겹치지 않아 실적 모두 수익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를 토대로 건설부문 매출이 지난해 16조원에서 오는 2020년 23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모직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제일모직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 패션·식음료 역시 ‘상승 예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료·레저사업의 결합도 상승효과가 예상된다. 기존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패션사업 부문은 당장 내년 중국 상하이 에잇세컨즈(SPA) 대형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미주, 유럽 등으로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아울러 통합 삼성물산은 스포츠 의류사업에 진출하고 메스티지 브랜드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일모직의 경우 식음료 서비스사업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등 국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다만 상사부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겹치는 부분이 없어 특별히 기대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통합 삼성물산 탄생으로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인 바이오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 중으로 합병 후에는 삼성물산이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이유로 양사 간 합병을 통해 컨트롤타워가 삼성물산으로 일원화되고 자금력과 운영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앞으로 바이오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신이 본 합병효과 "글쎄요"

삼성그룹 측의 희망적인 관측과 달리 외신의 반응은 냉담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28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기업지배구조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합명에 대한 공식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다. 오직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정치적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합병이 꼭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마크 뉴먼의 말을 빌려 "이것은 분명한 권력 이동"이라면서 "합병의 공식적인 이유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배체제 강화의 관점에서 앞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도 합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지난해 11월 주주총회까지 넘기고도 실패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사례를 언급했다. 뉴욕타임즈 역시 똑같은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앞서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발표 당일인 지난 5월26일에도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합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지분을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하기 위해서는 수십억달러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동규
성동규 [email protected]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위크>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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