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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이 7일 서울시 반포동 소재 가빛섬에서 열린 신형 i30의 공식출시행사에서 “i30와 골프는 발전적 경쟁관계를 통해 국내 해치백 시장의 수요를 확대해왔다”며 “발전적 경쟁자를 잃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선보인 3세대 i30는 지난 2007년 출시된 1세대, 2011년 출시된 2세대를 잇는 풀체인지 모델이다. 한국형 ‘해치백’으로 시장에 남다른 인상을 남겼던 1세대 모델에 비해 2세대 모델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2세대 모델의 실패 이유 중 하나로 강력한 경쟁자 ‘골프’의 활약을 꼽는다. 수요층이 겹친 상황에서 크지 않은 가격 차이, 강력한 ‘기본기’를 무기로 골프가 경쟁우위를 차지했다는 것.
이번 행사에서도 골프와 i30의 운명을 연관짓는 질문이 줄을 이었다. 폭스바겐 사태로 골프가 국내시장에서 재인증을 받아야하는 현 상황이 신형 i30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부사장은 “발전적 경쟁 상대를 잃어 아쉽다”고 답했다. 골프의 부재가 긍정적 모멘텀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대답의 맥락에는 ‘국내 해치백 시장’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현대차 i30는 사실 유럽시장을 위한 차다. 이번 3세대 모델을 파리모터쇼에서 월드프리미어로 맞추기 위해 국내 출시일정을 맞춘 것만 봐도 이는 명확하다. 현대차는 신형 i30의 연간 판매량을 국내에서 1만5000대, 글로벌 시장에서 25만대로 제시했는데, 글로벌 물량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프 이전의 우리나라의 해치백 시장은 사실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1세대 i30가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긴 했지만 그 규모는 미미했다. 골프는 i30 2세대의 판매량 감소의 원인이었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개척자였다.
곽 부사장이 아쉬움을 표한 ‘발전적 경쟁상대의 부재’는 국내시장의 해치백 시장을 i30가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섞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골프가 부재한 상황에서 i30는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경쟁해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선 3세대 i30를 통해 골프와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절치부심이 허망하게 끝난데 따른 아쉬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