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예상숫자를 알려주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니 당연히 관련산업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엔 TV광고도 시작했다. 이 때문인지 8월 말 이후 로또판매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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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인 719회의 총 판매액은 713억원이었다. 추석직후인 9월17일(720회)에도 699억원으로 이제는 매주 700억원씩 팔리는 상품이 됐다. 지난해 로또 총 판매액은 3조2571억원이다. 이를 52주로 나누면 주당 평균 630억원 정도다. 불과 1년 만에 10%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로또 판매액이 늘어난 건 로또가 불경기와 고령화에 최적화된 산업임을 증명하는 사건이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로또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20년 전 쯤 주식투자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이젠 ‘자기가 책임질 한도’라는 전제하에서 긍정적으로 바뀐 것과 같은 이치다.

로또 예상숫자를 짚어주는 업체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빠서 이용한다”고 말한다. 스스로도 숫자를 조합하고 싶지만 일상생활이 바쁘다 보니 업체에 일정금액을 주고 숫자를 받는 게 낫다는 것이다. 대부분 월 1만원 안팎의 비용을 내지만 심지어 구매대행을 포함해 연간 100만원짜리 상품도 있다. 업체들의 과당광고도 한몫했다. 광고의 속성상 거품이 낄 수밖에 없고 자극적인 문구도 들어간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해당업체의 ‘1등 X명 배출’이라는 문구에 혹해 지갑을 연다.


로또는 ‘역사=평판’인 비즈니스다. 속성상 생긴 지 1년된 회사보다는 10년된 회사가 1등숫자를 많이 뽑아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입자가 많을수록 1등이 많이 나온다.

우스갯소리로 만약 카카오톡에서 로또숫자 제공 서비스를 한다면 기존업체들은 모두 망할 거란 얘기가 있다. 카카오톡 가입자 2000만명한테 매주 1개의 조합숫자를 보내면 최소한 매주 2명이상 1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업체들은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항변할 것이다. 카카오톡에서 짚어주는 조합은 814만5060가지지만 자신들은 노하우를 통해 20~50만개만 추려서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로또는 결과가 전부인 비즈니스다. 이유를 불문하고 ‘1등 몇명 배출’이라는 단어에 현혹되는 소비자라면 업체가 주장하는 노하우를 따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로또산업은 크게 성장했고 앞으로도 민간영역의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도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민간업체들은 저마다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책으로 공개하거나 강연회를 연 적이 없다. 심지어 TV공개토론에도 나가지 않는다. 이들은 오직 ‘1등 몇명 배출’만 외친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6개월이나 1년에 한번 ‘서바이벌 게임’이라도 벌여 업체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두군데 업체를 추려 6개월씩 경험하는 것이다. 6개월 후에는 한군데를 탈락시키고 다른 업체로 갈아타면 된다. 아마 2~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진짜’와 ‘가짜’가 가려질 것이다. 로또가 생활이 됐다면 소비자도 현명해질 때가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