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스 남성화장품 브랜드 '룰429'. /사진제공=LF
헤지스 남성화장품 브랜드 '룰429'. /사진제공=LF
1조원이 넘는 남성 화장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외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최근에는 남성 전문 편집숍이 등장했고 해외 명품 브랜드와 패션업체까지 남성 화장품시장에 뛰어들었다. 확실히 과거보다 남성 화장품시장에 거는 기대가 커진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치열한 경쟁에 따른 수익성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스타필드 하남점과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에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쇼앤텔’을 오픈했다. 이곳에선 그루밍족(스스로 가꾸는 남성)을 위한 화장품을 비롯해 의류·잡화·액세서리·피규어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판매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난 1일 남성 전용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을 국내에서 출시했다. 이 상품은 파운데이션, 립밤, 아이브로 펜슬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샤넬이 남성용 색조 화장품을 내놓은 건 한국이 세계 최초다.


패션업체도 남성 화장품시장에 발을 들였다. LF는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를 출시하고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과 코엑스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남성 화장품시장이 최근 들어 빠르게 확장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시장 규모는 2010년 7300억여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1조2301억원, 2017년 1조2808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2년 뒤에는 1조40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쇼앤텔' 로고. /사진제공=이마트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쇼앤텔' 로고. /사진제공=이마트

남성 화장품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여성 화장품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남성 화장품시장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기대감을 키운다.
실제로 그루밍족의 구매력은 상승세를 이어간다. 현대백화점의 1인당 남성 화장품 구매액은 2015년 7만8000원에서 지난해 8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남성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14%에서 지난해 22.5%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들의 색조 화장품 구매액은 최근 5년 사이 15% 이상 늘었다”며 “과거에는 토너·로션·에센스를 결합한 제품이 많이 판매됐는데 요즘은 기능별로 분리된 화장품에 주목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성 화장품시장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남성 화장품시장으로 업체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더구나 다른 업종의 기업들까지 속속 뛰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포화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벌써부터 포화상태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자기관리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남성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