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한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김형종 한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 한섬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타임, 시스템, 마인 등 메가 브랜드를 앞세워 패션업계 불황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그 선봉에 김형종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인수 당시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보던 한섬을 매출 1조 클럽에 올려놓은 주인공. 한섬 실적이 두배 이상 늘어난 데는 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타미힐피거 리빌딩 전략을 통해 매출은 물론 신규 고객 증가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타미힐피거는 지난해 매출 2200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1950억원)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한섬이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 브랜드 중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세는 김 사장이 추진한 브랜드 리빌딩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타미힐피거 리빌딩 전략의 핵심은 ‘라인업 확대’와 ‘디자인 차별화’. 기존 남녀 의류에서 신발·캐주얼 패션·잡화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빅로고’ 등 글로벌 본사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제품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런 시도는 타미힐피거를 젊은 이미지로 바꿨고 신규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의 지휘 아래 한섬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사장은 2013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지미추, 끌로에, 벨스타프 등 10여개 브랜드를 정리하고 타임, 마인, 시스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타임은 연매출만 2000억원 이상 올리는 국내 1위 여성복 브랜드. 시스템과 마인도 매년 1000억원 안팎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래저래 호실적을 내놓은 김 사장은 ‘이제 다시 시작’을 외친다. 전문가들 역시 정체기를 맞은 패션산업에서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그가 한섬의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 사장이 그리는 성장 꼭짓점이 어디에 찍힐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8호(2019년 6월25일~7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