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뉴스1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뉴스1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이례적으로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보통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4일 서울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한국시리즈 성적은 3번 우승에 2번 준우승. 특히 올해는 SK 와이번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에게 승리하며 극적인 기억을 남기게 됐다.


그는 역대 KBO리그 감독 중 가장 높은 승률도 자랑한다. 정규시즌 통산 717경기에서 435승5무277패를 기록, 승률이 무려 0.611에 달한다. 지난 7월 7일 잠실 SK전에서는 662경기 만에 400승을 거두며 역대 최소 경기 400승 감독이 됐다.

대상을 받은 김 감독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순금 도금 글러브가 주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든든한 지원군이 많다. 올해 시작할 때 힘든 상황이었는데 아버지 같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전풍 사장님, 큰형 같은 김태룡 단장,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몰아붙이는 감독 때문에 아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거다"면서 "이제 팀이 어떻게 나아간다는 걸 선수들도 잘 아는 것 같다. 고참을 비롯해 어린 선수들까지 잘 뭉쳐서 해내고 있기 대문에 걱정이 없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최고투수상은 SK 와이번스 좌완 김광현에게 돌아갔다.

김광현은 31경기에 등판해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위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올해는 팀도, 국가대표에 가서도, 개인적으로도 2, 3인자였던 것 같다. 시즌 전 세웠던 목표였던 것보다 잘했는데 그래도 아쉽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김광현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시상식에 참석한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향해 "나에게는 롤모델이다. 나도 저렇게 던지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팅) 기회를 주신 사장님과 단장님,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며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잘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최고타자상을 품었다. 양의지는0.354, 20홈런 68타점 61득점을 수확했다. 타율·출루율(0.438)·장타율(0.574) 부문 1위다.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도 빼어난 타격 능력까지 드러내 더 돋보였다.

양의지는 "이적 첫 해에 좋은 기록으로 상을 받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타격왕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기술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며 고마워했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꼴등에서 5등으로 올라갔다. 내년에는 5개의 계단을 더 올라가도록,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최고 구원투수상에는 SK 하재훈이, 신인상에는 LG 트윈스 정우영이, 기록상은 키움 히어로즈 김상수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수비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장정석 전 키움 감독에게 돌아갔다. 2017년부터 키움을 이끌었던 장 전 감독은 올해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장정석 전 감독은 "항상 옆에서 도움을 준 분들이 많다. 올 시즌 같이 고생했던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프런트들에게 다시 한 번 감가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상은 류현진과 베테랑 배영수가 받았다.

류현진은 아시아선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내며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 통산 138승을 거둔 배영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류현진은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마쳤다는 게 제일 감사하다. 좋은 성적이 난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류현진은 "에이전트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에게는 "올해도 타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정말 고맙고, 항상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배영수는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김태형) 감독님,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프런트상은 LG 트윈스에 돌아갔다. LG는 10년 연속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