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은행, 점포의 변신은 무죄” 이젠 편의점서 대출 받는다

[연중기획-디지털 금융,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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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금융사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비대면 업무의 일상화와 신산업 분야 혁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디지털화에 나서는 금융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금융권 혁신을 향한 합종연횡도 이뤄진다. 금융사와 핀테크·빅테크 기업이 손잡고 데이터 유통·결합·사업화에 나서며 디지털 혁신 성장을 도모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는 것. 핀테크·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금융지주와 은행·보험사·증권사의 디지털화 현황과 전략을 종합적으로 짚어보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권에선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금융서비스 바람이 거세다. 기존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기술을 집약한 특화점포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편의점 점포다. 시중은행은 다양한 점포의 변신을 꾀하며 디지털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는 반면 지방·저축은행은 디지털 점포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디지털 특화점포를 둘러싼 금융권의 엇갈리는 희비를 살펴봤다./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권에선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금융서비스 바람이 거세다. 기존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기술을 집약한 특화점포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편의점 점포다. 시중은행은 다양한 점포의 변신을 꾀하며 디지털 채널을 다양화하고 있는 반면 지방·저축은행은 디지털 점포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디지털 특화점포를 둘러싼 금융권의 엇갈리는 희비를 살펴봤다./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근처에 은행이 없어 업무를 보려면 꽤 걸어야 하는데 가까운 편의점에서 업무를 볼 수 있어 편하네요.”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 있는 한 편의점 ‘CU마천파크점’에서 은행 업무를 보고 나온 김모씨(40대·남성)는 이같이 말했다. 외관이 은행처럼 꾸며진 CU 편의점 안에 들어가 과자와 음료, 생필품 등이 진열된 공간을 지나니 ‘스마트 셀프존’이라는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편의점 안에 작은 은행이 구현된 듯 보였다.


이 공간 안에는 은행 상담원과 화상 연결을 할 수 있는 종합금융기기 STM(Smart Teller Machine) 한대가 설치돼 있다. STM은 상담원과의 화상통화와 바이오인증을 통해 은행 창구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 할 수 있는 디지털 셀프 뱅킹 창구를 말한다. 부스 안에 들어가 화면에 뜬 ‘바이오정보 등록’을 누르자 신분증을 기계에 투입하라는 안내가 나왔다. 본인인증을 거치니 하나은행 직원과 화상 상담이 자동으로 연결됐다.


상담원의 지시에 따라 여러 동의절차를 밟으니 5분도 채 되지 않아 바이오인증서비스가 등록됐다. 이어 계좌와 ‘영 하나’(Young Hana) 체크카드 발급까지 수 분 안에 매끄럽게 진행이 됐다. 다만 장기미이용 계좌의 정지를 해제하는 업무를 보고 싶었지만 “은행 창구를 이용하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발급 받을 수 있는 카드 역시 체크카드 3종에 그친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디지털 점포로 편의점 낙점한 은행권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돼 은행들이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 오프라인 영업점 점포가 폐쇄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는 올들어 92곳이 사라졌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마찬가지다. ATM은 올들어 118개가 없어졌다. 올 하반기에도 주요 은행에서만 100여곳의 점포가 통폐합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편의점이 은행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상황에서 편의점 점포는 모바일 금융 업무가 어려운 금융 소외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까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몸집을 불리면서 기존 은행들은 젊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 디지털전환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금융에 익숙하지 않는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은행 창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착안해 나온 것이 편의점 점포다. 편의점은 곳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고령층 역시 화상상담을 통해 금융업무를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UX하나은행 마천파크점./사진=박슬기 기자
CUX하나은행 마천파크점./사진=박슬기 기자

하나은행이 첫 편의점 점포로 CU마천파크점을 낙점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CU마천파크점은 인근 500m 내 은행이나 자동화기기가 한 곳도 없다. 신한은행이 편의점 점포 1호점을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지방 소도시와 도서산간 지역 등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들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에서는 기존 ATM 업무 이외에 ▲계좌 개설 ▲적금가입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OTP) 발급 등 약 50가지의 은행 업무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화상상담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를 제외하면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업무 수수료도 일반 은행 365코너 또는 영업점에서 수취하는 것과 동일하다.


하나은행 채널혁신섹션 관계자는 “편의점 점포 2호점을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열 계획”이라며 “1, 2호점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계획을 정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상 지점 선정은 은행 채널의 공백 지역이면서 편의점이 있는 지역으로 고객의 금융 니즈를 해소할 수 있는 곳을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에도 영업점 공백 최소화


“신한·하나은행, 점포의 변신은 무죄” 이젠 편의점서 대출 받는다

강원도 정선에 마련된 신한은행 편의점 점포는 영업점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대면 수준의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는 디지털데스크를 도입해 강점을 확보했다. 편의점 내 독립된 공간에서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의 직원과 화상 상담을 통해 펀드, 신탁, 퇴직연금, 대출 등 영업점 창구 80% 수준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신한은행 편의점 점포에선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대출 상담부터 실행까지 가능하다. 앞서 지난 9월말 디지털데스크와 AI(인공지능) 뱅커 등을 활용해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를 평촌남지점과 대구 다사지점에 도입한 신한은행은 편의점 점포로 디지털데스크를 확대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55개 영업점과 2개 무인형 점포에 디지털데스크를 57대 설치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60여대의 디지털데스크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편의점 점포뿐만 아니라 은행들은 다양한 디지털혁신 점포를 통해 영업점 통폐합을 통한 지점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서울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셀프점 플러스(Plus)’를 열었다. 이곳 역시 고객 스스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한 STM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가 배치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디지털데스크 구축사업을 위한 제안공고를 냈으며 디지털데스크를 활용한 디지털 무인점포를 올해 안에 개점할 계획이다. 화상상담을 통해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점포가 없다보니 고객 접점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시중은행 입장에선 오프라인 점포를 유지하기엔 비용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편의점 점포는 고객 접점을 높이면서도 비용절감을 노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편의점 점포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편의점 점포가 은행의 수익성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지속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점포는 ‘그림의 떡?’… 저축·지방은행, 온라인으로 ‘승부’


시중은행이 AI뱅커(인공지능 은행원)를 도입하거나 편의점 등 이종 업종의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점포 구축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저축·지방은행은 점포 구축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시중은행이 AI뱅커(인공지능 은행원)를 도입하거나 편의점 등 이종 업종의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점포 구축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저축·지방은행은 점포 구축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시중은행이 AI뱅커(인공지능 은행원)를 도입하거나 편의점 등 이종 업종의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점포 구축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저축·지방은행은 점포 구축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규모(자산)나 이익 등이 작아 설치, 운영 등 비용부담이 큰 게 주된 요인이다. 이에 저축·지방은행의 눈은 점포 밖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플랫폼 개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활용 방안을 모색해 온라인 중심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BNK부산·BNK경남·DGB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DGB대구·광주은행으로 총 2곳에 그쳤다. 무인점포 수 역시 매년 줄고 있다. 2018년 말 222개, 2019년 말 200개, 지난해 말 195개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71개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의 무인점포는 전무한 상황이다.


무인점포는 단순 입출금 외에도 예·적금 신규 가입, 카드 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 업무의 90%를 수행할 수 있으며 고객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맞춘 점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저축·지방은행 관계자들은 무인점포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점포 구축이 더딘 이유로 비용 문제를 꼽는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설치, 관리·운영에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의 디지털점포 추이 등을 몇 년 지켜보고 도입을 고려하는 게 리스크도 줄이고 비용 절감 차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점포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후발주자더라도 안전함을 택하는 게 운영상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시중, 지방은행 총자산 중 지방은행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12.1%에서 매년 줄어 올해 1분기 10.9%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원으로 1년 사이 1000억원(10%)이 감소하는 등 고전하는 상황이라 디지털점포가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2010년 상반기 86조4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02조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10년 동안 16조 성장에 그쳤다.



플랫폼 강화에 메타버스까지 ‘잰걸음’


이인섭 상상인저축은행 대표(왼쪽)와 송기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사진=상상인저축은행
이인섭 상상인저축은행 대표(왼쪽)와 송기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사진=상상인저축은행
저축·지방은행들은 이처럼 디지털 점포 경쟁에서 뒤처지자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플랫폼을 개편하거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디지털 경험치를 늘리는 게 대표적이다.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로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으며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3월 웰컴디지털뱅크의 세 번째 버전 ‘웰뱅3.0’을 출시, OK저축은행 역시 자체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디지털 풀뱅킹’ 구축을 목표로 플랫폼 ‘페퍼루’ 고도화 작업을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며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사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9월 각각 ‘뱅뱅뱅’, ‘크크크’로 ‘듀얼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마련했다.


지방은행은 지역적 한계의 돌파구를 메타버스에서 찾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54주년 창립기념일 행사’ 역시 메타버스 내 가상세계에서 진행했다. 전북은행은 지난 8월 말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 중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했으며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의 지역밀착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메타버스 기술 업체 등과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BNK핀테크랩’을 출범했다.



“대세된 디지털 전환… 단계적 전환 필요해”


전북은행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2021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전북은행
전북은행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2021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전북은행
일각에서는 디지털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지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점포 이용객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는 급격한 온라인 전환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령층 고객의 ‘금융 사각지대’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오프라인 점포 수는 304개다. 2018년 12월 312개, 2019년 12월 305개에 이어 꾸준히 줄고 있다. 6개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은 2019년 12월 935개던 오프라인 점포가 지난해말 892개로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고 디지털 변화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나뉘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 인건비와 운영비를 줄이는 가운데 디지털 역량 강화에 주목하는 저축·지방은행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어 “다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점포는 노인층,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여전히 필요한 만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지방·저축은행 등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건 당연한 모습이지만 은행이라는 곳은 은행 업무를 보는 곳이면서 주변 지역민들의 ‘모임 장소’ 역할도 한다”며 “영업점을 줄이거나 급격하게 디지털전환에 나선다면 지역민들 간 교류가 줄고 서비스 이용시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어 단계적인 전환으로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박슬기 onelight92@mt.co.kr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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