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각)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서 일본과 무비자 교류를 명기한 협정을 파기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 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각)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서 일본과 무비자 교류를 명기한 협정을 파기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쿠릴열도에서 일본과의 무비자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는 러시아 정부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서 일본과 무비자 교류를 명기한 협정을 파기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지난 1991년 일본과 러시아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무비자로 이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일본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무비자 협정을 파기했다.

러시아 관영매체 타스에 따르면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의 불법적 대러 제재와 서방의 러시아 공포 정책 가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6월 쿠릴열도 부근에서 일본어선 조업을 금지했고, 최근에는 쿠릴열도 남단 2개 섬에서 러시아군의 방어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은 러시아의 일방적 결정에 항의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해 사전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러시아의 일방적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은 일본이 지난 1854년부터 영유하다 2차 대전 패전 후 옛 소련에 넘어갔다. 일본은 영유권을 주장하며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