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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 생태계는 물갈이가 시급하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토즈 강남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3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고인물이 아닌 새로운 물을 대규모로 공급하듯이 지속적으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한국 대형 게임사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LG그룹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했고 현대차는 가솔린 연구·개발(R&D) 센터를 해체했다"며 "원래 게임 산업은 혁신적인 사업인데 재벌이라고 비난하는 삼성·현대·LG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비판했다.
조직의 저항을 분쇄하고 이를 추진한 과감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기대 이익을 취하려는 행태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한국의 게임 산업이 과거 일본의 콘솔 게임 산업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위험을 받지 않는 사업은 멈추게 된다"며 일본 콘솔 업계가 혁신을 게을리해 나쁜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일본 콘솔은 게임이 아닌 광고로 승부하거나 지식재산권(IP)을 재활용하는 등 활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1세대 게임 창업주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 1세대 역량은 이제 고갈됐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경쟁자들을 만드는 정책을 통해 전체 생태계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넥슨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법으로 세대 교체를 강제할 순 없다"면서도 "넥슨은 김정주 창업주가 지난해 별세하신 이후 전문 경영인이 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인정에 목말라 있고 사회 여론에 민감하다"며 "사회적인 압력과 비판을 통해 강제로 교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