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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연예날씨] 맑음·흐림·비·번개·천둥
지난달 가수 라비가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감면하려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배우, 래퍼 등 연루된 연예계 스타가 늘고 있다.
먼저 배우 송덕호는 라비와 마찬가지로 브로커를 통해 병역 면탈을 의뢰하고 대가를 지불해 4급 사회복무요원을 판정받았다. 래퍼 나플라는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신분이면서도 실제론 출근하지 않는 등 특혜로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병역 비리와 엮인 연예인이 연이어 등장하며 이번 주 연예계는 혼란스러웠다. 라비·송덕호 등 병역법 위반 스타들의 처벌 수위가 거론된 이번 주 연예 날씨는 '천둥'이다.
송덕호, 유명세보다 '병역비리 2호 연예인' 오명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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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덕호가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며 허위 진단서를 받고 이를 토대로 병역을 감면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송덕호는 최근 촬영 중이던 tvN 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 하차했다.
지난달 31일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송덕호가 이미 구속 기소된 병역브로커 구모씨와 짜고 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을 감면받은 단서를 포착하고 구체적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송덕호가 브로커 구씨의 블로그를 통해 병역 감면 상담을 받은 것으로 봤다. 이후 구씨의 지시에 따라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고 진단서를 받은 뒤 이를 제출해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조만간 송덕호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송덕호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처음 목적이었던 병역 연기가 아닌 부당한 방법으로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은 상태이며 남은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실망을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며 사과했다.
"그 사장에 그 가수"… 나플라, 21개월동안 7차례 복무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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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가 수장으로 있는 그루블린 소속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는 병역 특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병무청 병역비리 합동수사팀은 래퍼 나플라가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출근하지 않는 등 구청 측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담당 부서 압수수색을 마쳤고 최근 나플라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병역법상 질병 치료 등이 필요하면 최대 2년까지 복무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분할 복무 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 나플라는 소집 직후부터 21개월동안 우울증 치료 등을 이유로 7차례나 복무를 미뤄 실제 근무 기간은 3개월 남짓으로 파악됐다.
이에 검찰은 복무를 미뤄 신경정신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며 결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내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라비가 쏘아올린 작은공"… 병역비리 연예인 처벌 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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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로 시작된 연예인 병역비리 논란에 이들이 받게 될 처벌도 주목받고 있다.
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을 감면받은 라비와 송덕호의 경우 유죄가 성립되면 병역법 86조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쓴 행위'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하다.
두 사람의 경우 '재복무 가능성'도 나온다. 보충역 근무를 마치더라도 징역 1년6개월 이상 실형을 받지 않으면 재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 특혜나 비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각 군의 심사에 따라 처벌이 이뤄진다"며 "재신체 검사를 받아야 하며 재복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플라의 재복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나플라가 보충역(신체검사 기준 4급)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과정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단순 '근무 태만'으로 결론날 경우 '복무 연장' 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