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사진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석유사업 실적 개선 영향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9억원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보다 매출은 66.6%, 영업이익은 129.6%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다. 2022년도 4분기에는 매출 19조1367억원, 영업손실 68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조4150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210억원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반영 및 정제마진 축소로 인한 영업적자에도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석유제품 수출물량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석유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에서 전년보다 3단계 뛴 2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1억4000만배럴로 전년 대비 37.7% 증가했다. 석유사업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윤활유, 배터리, 배터리 소재 사업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해외법인 매출액 포함)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한다.

올해 시황은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 등이 혼재되면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구조적 공급 부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사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되면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최대 약 4조원의 수혜가 기대된다.

SK이노, 지난해 '석유사업' 빛 봤다

연간 실적을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 매출 52조5817억원, 영업이익 3조3,911억원 ▲화학사업 매출 11조269억원, 영업이익 1271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4조9815억원, 영업이익 1조712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1조5264억원, 영업이익 6415억원 ▲배터리사업 매출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 ▲소재사업 매출 2351억원, 영업손실 480억원 등이다.


2023년 정유화학 시황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정 및 내수 실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수준이 예상된다. 정제마진도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제재 시행 및 OPEC+의 감산 유지 대응 등 공급 제한 요소가 복합 작용하면서 높은 수준일 전망이다. 화학사업은 중국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개선될 것이란 평가다. 윤활유사업은 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타이트한 기유 수급이 지속하면서 스프레드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사업은 2023년에도 해외 신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으로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확대 및 배터리 수요 증대에 따른 협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소재사업도 매출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갈 방침이다.

2022년 4분기엔 윤활유·석유개발사업만 흑자

지난해 4분기는 사업별로 ▲석유사업 매출 12조1538억원, 영업손실 6612억원 ▲화학사업 매출 2조4159억원, 영업손실 884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1조2960억원, 영업이익 2684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3279억원, 영업이익 1166억원 ▲배터리사업 매출 2조8756억원, 영업손실 2566 ▲소재사업 매출 425억원, 영업손실 49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석유사업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영향 등으로, 화학사업은 아로마틱 스프레드 약세에 따른 마진 하락 및 고정비 증가 등으로 각각 적자 전환됐다.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에도 유가 및 가스가격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배터리사업은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다만 해외 신규 공장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고정 원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 향 제품 판매 증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올해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겠다"며 "청정 에너지 생산과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및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