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재벌가 경영권 분쟁 잔혹사

[머니S리포트 - 재벌가 왕좌의 게임] ②현대·롯데 '집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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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해외 기업들과 달리 한국 재벌가는 핏줄을 따라 경영권을 승계하고 기업을 소유한다. 차기 왕좌에 오르는 주인공은 주로 아들이다. 통상 장자승계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형제가 경영권을 물려받기도 한다. 세대가 교체되고 자손이 많아지면 경영권 승계 작업은 더욱 복잡하다. 피를 나눈 형제나 부모 자식 사이에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남보다 못한 사이로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도 적잖다. 한국 재벌가의 승계를 둘러싼 면면을 살펴봤다.
국내 주요 대기업 오너일가들이 경영권을 두고 집안싸움을 벌인 바 있다. 사진은 대기업이 몰려있는 서울 광화문네거리.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재벌집 몇째 아들?… 대기업 승계의 원칙
②피보다 진한 재벌가 경영권 분쟁 잔혹사
③경영능력 입증한 재벌家 여인들… 호텔신라 이부진·금호석유 박주형


그동안 국내 대기업 중엔 부와 명예를 단번에 얻을 수 있는 회사 경영권을 두고 비정한 집안싸움을 벌인 사례가 있다.


'경영권 분쟁' 번지나


LG그룹의 상속 분쟁은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김영식 여사,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 등이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내용의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김 여사는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배우자이며 구씨 자매는 구본무 전 회장의 장녀와 차녀다.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총 2조원 규모다. 경영권과 직결되는 ㈜LG 주식은 구광모 회장 8.76%, 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씨 0.51% 등으로 분할상속됐다. 이후 LX그룹의 LG그룹 분가 등을 거친 뒤 현재 ㈜LG 지분은 구광모 회장 15.95%, 구연경 대표 2.92%, 구연수씨 0.72% 등으로 구성됐다.

김 여사 등 세 모녀는 ㈜LG 지분을 법정 상속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에 따라 다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계는 이 같은 행동은 1947년 구인회 창업회장의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 설립 후 지금까지 지속된 '회사 내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LG그룹의 가풍을 흔드는 행동으로 본다.


현대·롯데, 대표적인 '왕자의 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기도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 /사진=뉴스1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흔한 일이다. 2000년대 초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차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과 5남인 정몽헌 현대그룹 선대회장이 다툰 '왕자의 난'이 대표적인 예다. 당초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다. 이에 정몽구 회장이 반발, 2000년 3월14일 인사를 통해 정몽헌 회장의 최측근인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전보시켰다. 정몽헌 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그룹 공동회장직 박탈을 추진하며 맞받아쳤다.

정몽헌·정몽구 회장의 다툼이 이어지던 중 정주영 명예회장이 3월27일 정몽헌 단독 회장 체제를 공식 승인하면서 왕자의 난은 일단락됐다. 이후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계열사를 가지고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실시, 현재 재계 서열 3위인 현대차그룹을 세웠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건설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검찰로부터 대북 송금 및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2003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롯데그룹에선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사 승계를 두고 다퉜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7월27일 신격호 명예회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시켰다. 신동빈 회장은 이튿날 이사 해임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는 무효행위라고 지적, 신격호 명예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하며 반격했다.

당시 신동주 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을 이용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경영권 분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두 형제의 다툼은 2016년 3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하면서 일단락됐다. 신동주 회장은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주주총회 표 대결을 시도, 회사 복귀를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한진·두산·한국타이어 등도 경영권 두고 다툼 벌여


서울 중구 한진빌딩. /사진=뉴스1
한진, 두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등도 회사 경영권을 두고 형제들 간 다툼을 벌였다.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펀드 KCGI 등과 연합을 꾸려 장남 조원태 회장에 저항했으나 2020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참패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한 인사에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했다. 두산그룹은 즉시 박용오 명예회장을 그룹에서 공식 퇴출하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조양래 명예회장이 2020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해 장남 조현식 고문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분쟁이 생겼다. 2021년 말 정기 인사에서 조현범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르면서 다툼이 정리됐지만 올 3월 조현범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분쟁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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