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잼버리 'K-바가지'와 한국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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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사태로 대한민국이 망신을 샀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은 새만금 뻘밭에서 극한의 폭염과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됐다. 결국 삼성, HD현대, LG, 포스코 등 대기업과 종교계까지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대기업은 바가지 요금(실제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요금) 논란을 일으켰다. 잼버리에서 유일하게 편의점을 연 GS25(운영사 GS리테일)가 청소년들에게 비싼 값에 물건을 판매한 것이다. 잘만 운영했다면 4만명이 넘는 외국 참가자들에게 GS25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K-바가지' 오명만 뒤집어썼다.

잼버리 초반 GS25는 일반매장에서 500원에 파는 생수를 1000원에 내놨다. 700원짜리 얼음컵은 1500원에 팔았고 1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은 2000원을 받았다. GS25는 K-바가지란 비난이 쇄도하자 "물류비로 제품가격을 10~15% 인상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가격을 낮췄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전 세계 청소년들을 상대로 푼돈을 벌기 위해 바가지를 씌웠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심하다" "국제 망신이다" 등의 댓글로 GS25를 몰아붙였다.

축제장 바가지 요금은 잼버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지난 5월 한 일본인 유튜버가 함평 나비대축제장을 찾았다가 '어묵 한 그릇 1만원' 영상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6월 인기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은 양양산나물축제 전통시장의 과자 가격 논란은 담은 내용을 방송했다. 상인은 과자 한 봉지에 7만원을 요구했고 이를 본 시청자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100g에 4500원에 불과한 과자를 판매한 내용이 방송에 나오면서 전통시장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도 K-바가지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 명동에서는 핫바 1개를 1만7000원에 받는다. 김치만두 4개와 붕어빵 4개도 각각 1만7000원이다.

피서철에 행락객이 몰리거나 지역축제로 손님이 일시적으로 많아지면 바가지 상혼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 해변에서 파라솔이 달린 평상 하나를 이용하려면 돈 5만원은 우습다.


제주도는 고물가에 바가지 요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제주에 가느니 동남아나 일본을 가겠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숙박과 외식 비용이 터무니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개선되질 않았다. 국내 소비자도 거들떠보지 않는 제주도를 해외에서 알아서 찾아올 리는 만무하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공급 좌석도 줄었다. 올 상반기 제주공항 국내선 공급 좌석은 1534만6789석으로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1654만942석)보다 119만4153석 감소했다.

관광명소뿐만 아니라 잼버리라는 글로벌 축제에서도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행보를 보이는 게 국내 관광산업의 현주소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정가보다 비싼 값에 물건을 사는 경험을 한다면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될 수 있다. 20여년간 쌓아온 방한관광의 공든 탑이 바가지 상혼으로 무너지게 생겼다. 잼버리 사태처럼 알고도 방치한다면 K-관광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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