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왼쪽)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각각 그룹 바이오 회사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각 사

SK그룹과 롯데그룹의 오너 일가 3세가 바이오 사업을 통해 경영 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각 그룹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바이오 사업의 성과는 향후 경영권 승계 명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올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시행 일자는 내년 1월1일이다. 최 본부장이 이끌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래 전략 실행 및 추진 속도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최 본부장의 사내 영향력도 커졌다는 평가다.


최 본부장이 주력하던 RPT(방사성의약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RPT 본부도 신설됐다. RPT 본부는 원료·동위원소 확보, 파이프라인 발굴 및 전임상 수행, 글로벌 사업개발 등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조직이다. RPT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RPT 본부를 신설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RPT 사업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진행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최 본부장은 유력한 SK그룹 경영권 승계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 회장 자녀 중 SK그룹 내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건 최 본부장이 유일해서다. 최 회장의 차녀인 최민정씨는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세 자녀 중 막내이자 장남인 최인근씨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바이오 사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바이오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신 실장은 올해 말 인사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로 임명됐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회사를 공동 지휘할 예정이다. 신 실장은 2023년 말 임원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선임된 후 회사 의사결정에 꾸준히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실장 역시 롯데그룹의 유력한 경영권 후계자로 거론된다. 신 회장 자녀 중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건 사실상 신 실장이 유일하다. 신 실장은 2020년 일본 롯데 및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한 신 실장은 이후 매년 상무·전무·부사장으로 연속 승진했다. 신 실장은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맡는 동시에 롯데지주에서 신설되는 전략 컨트롤 조직에서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