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노리는 김헌동 SH공사 사장… LH·GH 심기 불편

[CEO포커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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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지난 5월31일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3단지 현장에서 열린 건물만 분양 백년주택 착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의 올 한해 키워드는 '호소'다. SH공사는 연초 보유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다주택자처럼 보유세 중과는 불합리하다며 정부에 꾸준히 감면을 요청했다. 3월 기자간담회에선 "국토교통부가 왜 일감을 안 주는지 모르겠다"며 정책적 뒷받침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김헌동 사장은 이번엔 3기 신도시 사업 시행자로서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9월 국토부에 신도시 사업에 참여, 일부 지역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제출한 것. 3기 신도시는 오래 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핵심 정책사업으로 꼽혀왔다. 사업 지분 역시 LH가 평균 70~80%를 가지고 있다.

최근 무량판을 활용한 공공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부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부실시공의 원인으로 지목된 설계와 감리업체에 전관이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신뢰 하락을 경험했다. 이런 가운데 9월26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에 따라 LH가 쥐고 있는 업무 권한을 다른 공공기관에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SH공사가 3기 신도시 사업시행에 한 발 걸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토부는 우선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SH공사가 관할 지역 이외의 곳에서 사업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문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세워진 지방 공기업은 해당 지방자치의 발전과 주민복리를 위해 일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SH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를 허용한다는 판단을 내리면 서울시장과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3기 신도시 사업 예정지가 경기도에 위치한 만큼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착공했거나 준비를 모두 마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은 LH가 진행하는 대신 주민 보상 문제로 추진 속도가 느려진 광명시흥과 화성봉담3 등 후발 주자의 시행자로 SH공사가 나서겠다는 것.

GH는 SH공사의 이런 시도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세용 GH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SH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 요청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생뚱맞게 끼어들어 명분도 없고 합리적으로 이해도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LH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동안 SH공사가 숱하게 행한 이른바 '광역 도발'에도 이렇다 할 응답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 3월 "LH가 서울 집값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한 게 아니기에 서울시내 많은 개발 가능지역을 LH에 넘길 순 없다"고 했다.

LH가 현재 3기 신도시 사업에 주력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SH공사가 경기권에 있는 사업까지 눈독을 들이는 건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권한과 기능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음에도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단 이유는 최고의 상위법을 위배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SH공사는 서울시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한 만큼 서울시민을 위한 사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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