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결부시킨 것을 말합니다.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 따르면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은 충동적이거나 맥락 없이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하지요. 어찌 보면 그것은 체계적이며, 거듭 반복되는 것으로 볼 때 예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합니다.
 
오늘의 한자는 ‘편안하다’는 뜻의 '安' 자입니다. 1970년대 후반, 저는 중학생이었고, 한문 시간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여자가 갓을 쓴 한자가 安 자"라고 설명했던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답이 아니지요. 집 면宀 자와 여자를 뜻하는 한자 女가 합쳐진 글자로 安 자를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알다시피 조선은 유교가 중심인 사회였습니다. 즉, '집에 여자가 있을 때 편안하다'라는 의미로 安 자를 당시엔 해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선만이 아니고 영국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철학자로 유명한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이런 명언을 우리에게 남긴 바 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로 여자를 감동시켜라

“아내란 젊은 남자에게는 여주인, 중년 남자에게는 친구, 늙은 남자에게는 간호사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에서 계백의 아내(김선화)가 한 명언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아내와 자식을 죽이고자 오랜만에 집에 찾아와 칼을 들고 계백이 하는 말.
 
“호랭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처럼 남자는 어리석습니다. 반면 여자는 아주 현실적이죠. 계백의 아내가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호랭이는 가죽 땜시 죽고, 사람은 이름 땜시 죽는 거여, 인간아!”
 
이 영화 장면을 생각할 때마나 저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철렁합니다. 남자들에게, 괜한 공명심에 빠져 가정을 망가뜨리지 말라는 계시 같아서 그런 거죠.
 
아무튼 집에 여자가 없으면 편안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집안 분위기가 죽임을 당해 엉망진창이 되기 마련이지요. 그렇기에 집안에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죽임의 반대 의미인 ‘살림’이란 걸 맡겼던 거지요.
 
이태원에 있는 버들골이란 포장마차에서 얼마 전, 한양대 유영만 교수와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끝에 우연히 한자 女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자를 반으로 찢으면 칠七 자가 두개 나온다고 그래서 종이에 女 자를 적어 정확히 반으로 가르니 七 자가 두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만 7세 전에는 여자가 아니지요. 이번에는 더하기(+)를 해보겠습니다. 한자 女자는 七이 두개가 되니까요. 자 그러면 14라는 숫자가 되지요. 만 14세가 되면 여자들은 마법에 걸립니다. 그리고 옛날에는 시집을 갈 수 있는 나이로 친지에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나이를 일러서 비녀를 뜻하는 한자 계와 해 년(年)를 써서 계년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계년은 15세를 말합니다. 여자 나이 15세면 비녀를 꽂을 수도 있고 혼인해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선인들은 보았던 거지요. 그러니 15세면 완전한 여자가 되는 거지요.
 
이제 곱하기(*)를 해보죠. 그러면 49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즉 만 49세가 됩니다. 이 나이가 여자에게 있어서 폐경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자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 기막히고 오묘하며 신비한 표의문자(表意文字)인 게 맞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창업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집 宀(면)은 가(家) 자를 말합니다. 창업에 있어서는 ‘가가(假家)’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살림을 하지 않는 가짜 집’이란 뜻에서 오늘날로 말하자면 ‘가게’인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예비창업자, 여러분은 모두 이 점에 착안하시길 바랍니다. ‘성공적인 가게 만들기’의 핵심은 이제 여성 소비자가  주도하고 좌우합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장사를 잘 못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가격에 집착한다는 것이고, 장사를 잘 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어떻게든 ‘여성 소비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분위기’를 신경 쓴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던킨 도너츠가이 그렇습니다. 주 고객층에 해당되는 14세를 중심으로 한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가 참 높은데요. 제가 보기엔 도너츠 하면 이미 거기(던킨)에서 사기로 구매 결정을 내린 바 있으므로(프로그래밍화)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감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던킨 도너츠는 커피 판매에는 실패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스타벅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던킨 도너츠의 분위기는 뭐랄까요. 소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스타벅스는 ‘잘 나가는 성숙한 여성 분위기’를 커피에 담아 팔지요. 이게 바로 다른 것이지요.
 
결론은 이렇습니다. 내 사업장(가게)이 여성 소비자에게 ‘편안함’을 어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가 성공 창업의 관건이 된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우리는 ‘분위기’가 좋은가, 아닌가에 따라서 ‘단골의 닻’을 가게에 내리는 게 사실입니다. 맛만 가지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여성 소비자가 아니라 남성 소비자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예비창업자 입장에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하고자 할 때는 한자 安자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여성 소비자는 한 번 부정적인 선입관에 빠지면 두번 다시 그 공간에 머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점을 장사하시는 여러분은 항상 염두하고 계셔야 할 겁니다.
 
그러니 여성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분위기를 팔아야 하겠습니다. 스타벅스가 바로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