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가 정부의 ‘독자 AI(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참여한다. 사진은 뷰노 로고 이미지. /사진=뷰노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과 뷰노가 정부 주도 '독자 AI(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1위인 루닛이 정예팀 선정 과정에서 조기 탈락하고 2위인 뷰노가 5개 정예팀으로 선정됐다. 사업 규모 및 계획, 투자 규모 등에서 차이가 있었던 영향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참여할 정예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등을 선정했다. 뷰노는 업스테이지 정예팀의 일원으로 해당 사업에 참여한다. 선정된 정예팀은 수준 높은 AI 모형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AI 생태계 확장과 다양한 AI 서비스 개발 촉진, 국민의 AI 접근성 증진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과기부는 기대했다.


정예팀은 데이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데이터가 많을수록 경쟁력이 뛰어난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서다. 정예팀에 대한 데이터 지원은 ▲데이터 공동구매 ▲방송영상 데이터 ▲팀별 데이터 모음(데이터 셋) 구축·가공 등으로 구성된다.

의료 AI 데이터는 민감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정부의 데이터 지원이 절실하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생명윤리법에 저촉될 수 있어 의료 데이터를 쉽게 확보 및 활용할 수 없다. 정부는 정예팀들과 협의를 거쳐 확정된 데이터를 공동구매 및 가공해 다음 달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자체 AI 모델 개발 전략에 특화된 데이터 셋을 구축·가공할 수 있도록 팀별로 28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뷰노가 의료 데이터를 지원받을 경우 사업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배 마신 루닛… '정예팀' 뷰노, 의료 AI 이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 참가한 뷰노. /사진=뷰노

루닛은 정예팀을 10개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조기 탈락하며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카카오헬스케어, 국민건강보험 등과 꾸린 컨소시엄을 주도했지만 앞서 진행된 제출 서류에 대한 서면 평가 과정을 넘지 못했다. 구체적인 탈락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다른 팀에 비해 사업 규모 및 계획 등에서 경쟁력이 부족했을 것이란 평가다. 과기부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서면 평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뷰노는 업스테이지팀에 참여해 서면 평가를 통과한 뒤 발표 평가 문턱까지 넘으며 5개 정예팀 일원으로 꼽혔다. ▲기술력 및 개발 경험 ▲개발목표 우수성 ▲개발 전략·기술 우수성 ▲파급효과 및 기여 계획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업스테이지 정예팀은 세계적 개척자(글로벌 프런티어)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Solar WBL'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국내 AI 생태계, 시계 기술 주도권, AI 기술 주권 확보 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뷰노는 정예팀에서 의료 분야를 담당한다. 자체 보유하고 있는 의료 AI 솔루션들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산을 이끌 계획이다. 뷰노는 예후·예측 분야 강자로 꼽힌다. AI로 혈압·호흡·맥박 등 활력 징후를 분석해 환자의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뷰노 메드 딥카스'가 대표 솔루션이다.

루닛 등 경쟁사들이 강점을 갖는 진단 분야는 환자가 병에 걸린 후 조치하는 방식이다. 근본적인 건강 문제 예방은 어렵다. 뷰노가 경쟁력을 갖춘 예후·예측 분야는 사전 위험 평가를 바탕으로 선제 조치가 가능하다.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 자체를 낮춘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이롭다. 뷰노는 올 1분기 전체 매출(75억원)의 83.6%(63억원)가 예후·예측 솔루션에서 나왔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소버린 AI(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는 국가 시스템과 직결된 문제고 그중 의료는 국민 생명과 연결되기 때문에 자립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확산에 앞장서고 국내 의료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