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건설업체들의 상반기(1~6월) 성적표가 엇갈렸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강시민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시공능력 상위 5대 상장 건설업체들이 상반기(1~6월) 엇갈린 성적표를 내놓았다.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파로 매출은 대체로 줄었지만, 일부 기업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해 영업이익이 반등했다. 반면 대형 프로젝트 종료와 수주 감소, 정부 규제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2025년 기준) 상위 5개 업체(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의 반기 총매출은 36조5999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2541억원) 대비 15.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4952억원) 대비 7.7% 하락한 1조3808억원을 기록해 매출 대비 하락률이 낮았다.


업체별로 가장 매출 감소 폭이 큰 곳은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매출은 7조15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4499억원) 대비 33.2%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55.3% 급감했다. 하이테크 관련 수주 물량이 축소되고 주택 부문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우디 메트로, UAE(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복합발전 등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된 데다, 그룹사 발주 물량이 줄어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7조1665억원) 대비 11.6% 줄어 15조176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097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익성이 확보된 주요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뚜렷한 영업이익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 성과 따라 실적 반등 가능성

2025년 5대 건설업체 상반기(1~6월) 실적.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대우건설은 상반기 매출 4조35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조3088억원) 대비 18.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6.3% 증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 준공되고 있고 주택건축사업부문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공능력 4위와 5위로 오른 DL이앤씨와 GS건설도 나란히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DL이앤씨는 상반기 매출이 3조799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608억원) 대비 4.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1.6% 급증해 20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부문 원가율이 전년 동기(93%) 대비 5.8%포인트(P) 낮아진 87.2%를 기록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도 매출은 6조25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조3681억원)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41.7% 증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수익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하반기 해외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도시정비사업 수주, 스마트건설 신기술 도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6·27 대출 규제에 따른 정비사업 조합원 이주비 대출 제한,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금리 부담, 분양시장 위축 등 복합 악재 속에서 신규 수주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같은 정책 리스크가 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익성 확보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