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은 물론 가족의 밥벌이까지 책임져야 하는 창업은 두들겨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뒤집어 보고, 현미경으로 확대해보고, 다른 사람이 건너는 것도 봐야 한다. 그만큼 창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베이커리 창업도 마찬가지다. 창업 전문가들은 '빵집이나 해볼까'하고 달려들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에 베이커리는 국민 4516명당 1개꼴로 OECD 국가의 2배 수준이다. 이미 '레드오션'인 셈이다. 그래도 빵집을 차리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이커리 창업의 노하우를 살펴봤다.
빵집 창업 어떻게 할까?

◆ 파리바게트 낼까, 뚜레쥬르 낼까
 
베이커리 창업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을 내는 것과 자신만의 독자 점포를 내는 것이다.
 
우선 양측의 장·단점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창업은 어렵지 않다. 거꾸로 말해 프랜차이즈는 소자본으로는 창업하기가 쉽지 않다. 경쟁이 치열해져 일정 규모 이상 돼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빵을 살 때 대형 프랜차이즈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손님을 끌어오기 쉽다.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제공하는 마케팅, 광고효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국내 1, 2위 제과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는 모두 카페형(82.5㎡)과 일반형(56.1㎡)이 있다. 두 업체의 가맹비는 500만원으로 동일하다. 총 창업비용(점포 임대비 제외)은 일반형은 1억5000만원, 카페형은 1억8000만~1억9000만원선이다. 그러나 점포 임대비가 별도이고 매장 규모 등 비용 변수가 많다. 보통 새 점포를 열 때는 본사 측에서 나와 이벤트를 열고 증정품을 주는 등 매장을 판촉하고 전문 인력을 동원해준다.
 
서울창업의 한 컨설턴트는 "파리바게트의 마진율은 12~13% 정도"라며 "재료비 62%, 인건비 10%, 임대료 10%, 기타경비 5% 정도를 잡고 남은 부분이 순익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뚜레쥬르는 재료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마진율이 약 25~26% 정도인데 매출 부분에서 파리바게트가 조금 더 높기 때문에 운영에 따라 이 부분은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컨설턴트는 "기존 빵집을 인수하는 경우 오픈한 후 리뉴얼한 시점이 얼마나 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4~5년마다 리뉴얼해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빵집 창업 어떻게 할까?

◆자영 제과점 창업 전략
 
자영 제과점은 보통 제빵기술을 가진 창업자가 주도하는 형태다. 자영 제과점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 마진율이 높다는 것.
 
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보다 개인이 꼼꼼히 따져봐야 할 사항들이 많다. 권리금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 것인지, 총 창업 비용은 어떻게 잡을지 등이다.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거나 중소기업청을 이용하면 된다.
 
소상공인지원센터는 창업의 준비부터 끝까지를 지원한다. 자금이 부족한 창업자에게 사업 가능성을 판단한 후 보증서를 발행하기도 한다. 입지선정을 할 때는 소상공인진흥원(http://con.seda.or.kr)에서 운영하는 자영업 쿠폰제 컨설팅을 받으면 된다. 여기에 5만~10만원의 비용이 든다. 상권 입지, 사업 타당성 등을 분석해 창업자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자영 제과점이라면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무모하게 경쟁하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을 조언했다. 상대가 만들지 않은 빵을 만들거나 다양한 빵 개발로 소비자를 붙잡으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빵 기술이 역시 중요하다.
 
서울시 마포소상공인지원센터의 이대규 상담사는 "제빵학원에 다니기보다 직접 빵집에 취직해 몸소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기존 빵집의 제빵 노하우는 물론 영업력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담사는 "절박한 사람만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며 "섣불리 나서기보다 4계절을 빵집에서 일해 본 후 자신의 가게를 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자영 제과점의 가장 큰 약점은 마케팅에 취약하다는 것. 한국소상공인마케팅협회(www.sbma.or.kr)는 소상공인들이 사업 현장에서 적은 비용으로 고객을 모으는 방법과 마케팅 노하우를 무료로 전수한다. 이곳에서는 소상공인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 전략, 전단지, 명함, POP, 광고 노하우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교육한다.
 
빵집 창업 어떻게 할까?

"환상만 갖고 덤비다간 낭패보기 십상이예요"  
 
김미예(35) 씨는 이제 어엿한 사장님이다. 그는 지난 1월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23평 남짓한 케이크카페를 열었다. 창업비용은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약 1억3000만원. 권리금과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베이커리 창업 최소 비용이 2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저렴한 편. 인테리어 비용을 아꼈기 때문인데 김씨가 3000만원을 들여 직접 내부를 꾸몄다. 김씨는 자신이 모은 자금 7000만원에다 부모님이 도와주신 돈과 창업대출 3000만원을 더했다.
 
김씨는 특급호텔 베이커리에서 일한 경력을 자신의 점포에 고스란히 쏟았다. 주방을 오픈해 초콜릿 강습을 할 수 있도록 꾸며놓고 김씨가 직접 만든 케이크, 빵을 판매한다.
 
김씨는 "온라인에서만 판매했고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은 막연한 꿈이었다"며 "일일이 챙겨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준비 없이 환상만 갖고 한다면 그만큼 마음 고생을 많이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