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D현대그룹의 해양 기계 및 애프터마켓(AM) 전문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스피 상장 1년 만에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5월8일 상장 당시부터 흥행에 성공한 이 회사는 단기간 내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조선기자재 산업에서 입지를 다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직전부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01대 1에 달했고 총 청약 증거금이 약 25조원에 달했다. 당시 연중 최고 기록으로 조선·기자재 산업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도 공모가의 두 배를 웃도는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난 7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3% 오른 15만9600원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 8만3400원 대비 91.4% 올랐다.
뜨거운 시장의 관심 배경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부품 및 서비스 관련 AM(After Market) 사업이 있다. 회사의 주력 사업은 선박 MRO(유지·보수·운영)다. 선박 MRO는 배의 운영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산업으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기자재 유지보수와 개조 사업을 영위하며 엔진 부문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갖췄다. 중형엔진인 힘센(HiMSEN) 엔진의 유일한 순정부품 공급사이자 독점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세계 점유율 1위 힘센엔진은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중형엔진으로 선박 발전에 쓰이는 필수 부품이다.
글로벌 해운 규제가 강화되면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존의 중유·경유와 함께 LNG(액화천연가스), 메탄올, 암모니아 등 가스연료를 혼용해 사용하는 이중연료(DF·Dual Fuel) 엔진 수요가 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시장 수요에 따라 2027년까지 친환경 엔진 생산 비중을 6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힘센엔진 생산이 확대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MRO 서비스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 이후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856억원으로 전년 동기(3820억원) 대비 26.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5억원에서 830억원으로 61.2% 늘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13.4%에서 17.1%로 올랐다.
엔진 등 AM부문이 회사의 실적을 견인했다. AM부문은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6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상 최초로 힘센엔진 분기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친환경 개조 사업 또한 FSU(부유식 저장 설비) 및 재액화 개조 공사 확대로 매출이 92% 늘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 올해 첫 매출 2조원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선박 유지보수 수요와 친환경 개조 사업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583억원, 3523억원이다.
2016년 설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의 주도하에 옛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설립됐다. 정 부회장은 IMO 등의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선박과 AM 서비스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적극적인 사업 육성 의지를 보였다. 그는 현재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을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