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인형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금융회사 이미지를 귀여운 캐릭터와 따라부르기 쉬운 CM송을 통해 밝고 재미있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사는 캐릭터를 인형과 열쇠고리, 인형극, 뮤지컬 등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로 확대해 잠재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유명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이른바 톱스타를 섭외할 때보다 비용도 크게 절감돼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금융사들 가운데 캐릭터 광고를 하는 곳은 메트라이프생명과 메리츠화재, 신한은행,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 등이다.


메리츠화재 '걱정인형' 캐릭터

이중 캐릭터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메리츠화재. 작년 7월부터 사람의 걱정을 인형이 대신 해준다는 걱정인형을 통해 친숙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의 이니셜을 따 메리(Merry), 에코(Eco), 라라(Rara), 타타(Tata), 찌지리(Ziziri) 등 5개의 인형을 전면에 내세워 각 인형마다 이름과 성격을 구체화 했다. 메리츠걱정인형은 현재 인형극과 뮤지컬, 휴대폰고리세트, 봉제인형세트 등 다양한 문화아이콘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금융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캐릭터 마케팅을 한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이다. 1989년 한국에 첫 상륙한 이래 지금까지 미국 유명 만화 ‘피너츠’의 주인공 ‘스누피’를 캐릭터로 활용해 왔다. 미국 본사의 메트라이프가 1985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따진다면 무려 27년간 스누피 캐릭터를 고집해 온 셈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금도 달력과 우산, 각종 비품에 스누피 캐릭터를 부착해 서비스를 제공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4월 창립기념일에 맞춰 인간에게 친숙한 강아지와 꿈을 이뤄주는 요정을 모티브로 한 강아지 요정 ‘신이’와 ‘한이’ 캐릭터 마케팅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신이와 한이를 인형과 등받이 쿠션, 머그컵 등 고객 사은품이나 은행 통장, 카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신한은행 '신이' '한이' 캐릭터

이자율 위반으로 영업정지 위기에 처한 대부업체 ‘러시앤캐시’ 역시 무를 의인화한 무대리를 통해 캐릭터 마케팅을 강화해 왔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대부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무대리 마케팅이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국내 순수 애니메이션인 <오스카의 오아시스>의 주인공(오스카, 포비, 하치, 보크)을 광고모델 한 광고을 내보낸 바 있다. 올해로 계약기간이 만료돼 전면 중단했지만, 아직까지 많은 고객들이 캐릭터와 CM송을 기억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0년부터 7년간 세상을 비추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은 비추미를 캐릭터화 해 마케팅으로 활용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뢰와 안정성이 중요한 금융회사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해도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캐릭터 마케팅은 다른 금융사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