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20일까지의 소비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소비재 수입액 증가율이 각각 0.5%, 12.1%, 16.3%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4월의 감소는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재 수입 둔화는 원화 강세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지만 내수 위축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여행 관련상품의 매출은 세월호 참사 이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샌들과 여행용 가방의 매출은 지난달 16일부터 24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 -3.9%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선글라스와 스포츠웨어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각각 29.2%, 23.2% 상승했으나, 사고 이후인 지난달 16일부터 24일까지는 전년 동기대비 11.0%, 11.5% 신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은 여행용 패션 아이템인 선글라스와 아웃도어 매출이 사고 직전까지(4월1~15일) 전년 동기대비 각각 36%, 11% 상승했다. 이후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는 각각 11%, 9%로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편의점에서도 나타난다. CU가 사고 전(4월1~15일)의 입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관광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리조트 15.2%, 터미널 16.8%, 휴게소 14.0% 증가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인 4월16일부터 28일까지의 입지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관광지의 경우 1.3%, 리조트 -2.8%, 터미널 -3.0%, 휴게소 -1.1%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지표들도 약세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로는 전기 대비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3분기에 각각 -0.1%, 0.7%, 1.0%로 상승하다가 4분기에 0.6%에 이어 올 1분기에는 0.3%로 둔화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 101.2로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특히 매월 0.1~0.4포인트씩 4개월 연속 오르며 지난 1월 101.6을 찍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2월 101.5에 이어 두달째 내림세를 보였다. 이 지수가 2개월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8~10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