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0일 홍콩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양 거래소 간 교차거래가 오는 17일부터 시행될 것이며 당국으로부터 관련 규정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도 공동 성명을 통해 후강퉁 시행을 발표하며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후강퉁제도는 당초 지난달 27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속해서 시행이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홍콩에서 민주화시위(반중 시위)가 발생하자 중국이 ‘괘씸죄’를 적용해 제도시행을 미룬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시행일이 오리무중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후강퉁에 대비해 호들갑을 떨었다. 중국 상장사를 분석할 담당 애널리스트를 새로 배치한 것은 물론 HTS와 MTS를 개편하고 투자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우량 중국기업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겠다며 상장편람을 발간하기도 했다.
국내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식지 않았다. 글로벌 저성장시대에도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중국기업에 직접 투자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후강퉁 열풍을 보면 과거 ‘2008년의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증권가를 휩쓴 것은 '어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잘 나가던 세계증시가 급락했고 그간 양호한 수익률을 자랑하던 해외펀드들이 대거 손실을 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반토막, 심지어는 4분의 1토막이 난 펀드들이 속출하자 이를 빗대 ‘고등어’(손실이 절반), ‘갈치’(손실이 4분의 3)가 증권가에 유행어로 떠올랐다. 많은 투자자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했다.
당시만 해도 펀드에 가입할 때 손실이 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증권사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7년간 모은 결혼자금은 물론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의 자금까지 끌어모아 중국펀드에 넣었다가 ‘갈치’가 된 H증권의 한 직원이 "회사에서도 미는 펀드라 괜찮은 줄 알았다"며 눈물 짓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렇듯 한때 최악의 투자대상으로 지목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중국이 어느 샌가 최고의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상향의 낙원이 될지, 아니면 독이 든 성배가 될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과연 후강퉁은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줄 마법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