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지, 탄탄한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결혼은 언제쯤 할지 등 인생의 고민거리는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고민거리가 생기면 주변 친구에게 털어놓거나 종교에 의지하거나 심지어 점집을 찾는 경우도 있다.

친구나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이유는 마음 속 걱정거리를 이야기 함으로써 기분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걱정거리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심리상담카페 등이 생겼다. 생년월일이나 인상에 의존해 고민거리의 답을 찾지 말고 진짜 내 마음의 상태를 진단해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자는 것이다. 힐링을 하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성격 및 심리검사가 기본적으로 활용된다. 커플 간 문제는 사랑의 언어검사, 사랑의 유형검사, 사랑의 삼각형 모형검사 등으로 진단받을 수 있다. 그 외 부모양육태도검사, 적성 및 진로검사, 단체 및 집단상담 등 심리상담의 범위는 다양하다.


 

[시시콜콜] 유망직업 첫손, 테라피스트

이별부터 인간관계까지 OK!

힐링카페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장소 제공에 있다. 인터넷상에 휘발성 넘치는 이야기를 펼칠 곳은 많지만 막상 마음 속 고민을 털어놓을 곳은 마땅찮은 것이 현실이다. 힐링카페에서는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끼리 토론의 방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직접 전문가가 개입해 심리를 진단받을 수도 있어 호응도가 높다.

힐링카페도 각자의 특성을 갖췄다. 이별을 전문으로 상담해주는 이별상담 힐링카페가 등장하는가 하면 커플 간 문제를 다루는 커플심리 상담카페도 생겼다. 커플심리 상담카페에서는 연인뿐 아니라 가족끼리의 소통문제도 다룬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대인관계에서 겪는 갈등을 이곳에서 상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심리상담 카페에서는 각자의 성격분석을 통해 서로 간의 합을 맞춰볼 수도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목적이 특화된 힐링카페도 있다. 바로 환자들이 모여 서로의 상처를 쏟아내는 ‘환자 샤우팅 카페’다. 이 카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의료민원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환자나 그 가족들이 의료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당했던 불만이나 억울함, 신체적 아픔을 치유하면서 느꼈던 마음 속 상처를 쏟아내는 곳이다.

심리적 상담을 기초로 하는 힐링카페가 더욱 전문적인 형태를 갖추면 심리전문가의 컨설팅 시대로 접어든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상담이나 정신과적 상담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서구사회에서는 마음에도 감기가 들 수 있다며 테라피스트와의 상담을 더 건강한 것으로 본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이별 등 힘든 일을 겪은 주인공이 테라피스트에게 상담받는 장면이 비일비재하게 나온다.

우리나라도 점차 테라피스트를 통한 심리·정신상담을 받아들이는 추세다. 우선 연예인들이 자신의 정신과 상담경험을 공개적으로 터놓기 시작하면서 공론화됐다. 이젠 심리적으로 힘든 일을 겪었을 때 혼자 숨기고 감추기보다는 정신·심리상담을 통해 제대로 정신건강을 챙기는 것이 더 장려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서울과 6대 광역시 만 20~59세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6%가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전체 응답자 중 3분의 1가량은 우울·불안·분노 등 정서적 문제를 경험했고 우리나라 성인 전체 응답자의 56%는 스스로 우울증을 의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살면서 한번 이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받고 싶은 문제가 있었다는 응답비율은 42%에 달했다. 실제 정신상담 치료를 받은 대상자 중 70%가 증상이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유망직종 테라피스트

테라피스트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가족구성의 변화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지나 이제는 1인 가구가 보편화됐다. 집단보다는 개인 활동에 익숙해지면서 더불어 사는 것에 점차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느는 추세다.

둘째, IT의 발달이다. 온라인·모바일 세상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면서 오히려 사람들과의 직접 소통의 기회가 줄었다. 과거에는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던 부분에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해진 이유다.

우리나라에는 테라피스트의 영역이 아직 심리상담이나 정신상담 등으로 제한돼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는 100여개 이상의 전문적인 테라피스트 분야가 있다. 전통의학적 분야부터 대체의학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나아가 음악테라피스트, 아로마테라피스트, 스파테라피스트, 운동테라피스트 등 분야도 다양하다.

우리가 테라피스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취업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올 초 CNN이 발표한 2015년 최고의 성장 직업 10개중 2개가 운동테라피스트와 핸드테라피스트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신체를 활용한 테라피스트가 오는 2022년까지 직업고용시장에서 3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운동테라피스트는 CNN뿐만 아니라 US뉴스 등 여러 외신에서 주목하는 직업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운동테라피스트는 병원이나 헬스클럽 등과 연계돼 활동하는 운동처방전문가다. 대학교에서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전문적인 과정을 거친다. 미국에서는 8만달러 이상의 소득이 보장된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한 핸드테라피스트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춰 아로마 등을 활용해 마사지처방을 해주는 직업이다. 미국 내 평균소득이 8만3000달러로 훌륭한 편이다.

순위에 오른 테라피스트 외에도 직장생활과 관련된 테라피스트도 주목받고 있다. 직장생활에서의 효율적인 적응을 돕고 직장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특히 유학이나 해외취업을 꿈꾸는 독자라면 테라피스트 직업군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신체를 활용한 테라피스트의 경우 수준 높은 언어실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