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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DB |
이는 산유국의 석유 공급 증가에 따른 수급불균형 심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석유업계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추세가 장기적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익 규모로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4사 매출은 총 55조5000억원대로 전년보다 34%가량 떨어졌다.
이는 영업이익 개선이 외부요인에 의한 일시적 효과였던 탓이다. 정유사들이 산유국에 원유를 주문하고 정유작업을 거쳐 제품으로 내놓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3~5개월. 이때 국제유가가 오르면 싸게 사들인 원유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반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 손실로 이어져 정유업계 수익성에 치명타를 안긴다. 지난해 말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2조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연일 상승세였다.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배럴당 49.5달러에서 63.7달러(30.7%)까지 상승했고 환율도 같은 기간 1094원에서 1116원으로 큰 폭은 아니지만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런데 하반기엔 상황이 다시 반전됐다. 석유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6월23일 61.01달러를 기록한 이후 8월 현재까지 33.7% 하락했고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1월 49.5달러에서 6월말까지 63.7달러(30.7%)로 치솟았다가 8월 말 현재 47달러로 고꾸라졌다. 이런 추세라면 배럴당 20~30달러선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1분기 배럴당 8.5달러에서 2분기엔 8.1달러로 하락했다. 또 3분기 들어선 배럴당 5.3%로 대폭 내려앉았다. 기본적으로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공정에 투입했을 때 공급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의미한다. 일종의 정유사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손익분기점은 통상 3~4달러대를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실적 호재는 달콤한 독과 같다"면서 "하반기엔 전분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손실규모가 더 커질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정유업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신규사업 개척 등 사업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인 공정운용도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정유사들의 수익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현재로선 신규사업을 개척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