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IFC/사진=investseoul.com |
그러나 장기 불황으로 인해 복합업무빌딩들이 시름에 잠겼다. 화려환 외관과 달리 내부는 한산한 모습. 빌딩주들은 공실과의 전쟁을 치르다 끝내 건물 처분까지 하고 있다.
◆여의도 랜드마크 IFC, 완공 4년 만에 매각
여의도의 랜드마크 국제금융센터(IFC)가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2012년 완공 후 4년을 채우지 못했다. IFC는 초창기부터 이름이 무색하게 금융투자회사 2곳의 일부 부서만이 입주해 의문을 낳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FC 주인인 AIG금융그룹은 오피스 3개동과 IFC몰, 호텔 콘래드서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IFC는 여의도에 처음 들어서는 영화관과 대형쇼핑몰로서 큰 기대를 모은던 바 있다. 건립 비용은 1조5140억원. 3동은 55층 283m 높이로 당시 완공된 건물 중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GS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이 시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텔 매각에 관한 사항은 AIG 관계자로부터 구두 보고 받았다. 서울시에서는 국제금융중심지를 조성하기 위해 AIG의 아시아지역본부가 서울로 이전하도록 수차례 요구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AIG가 정부 구제금융을 상환하느라 아시아 사업체 대부분을 매각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빈 빌딩 우후죽순… 공급과잉 왜?
2010년 이후 도심 재개발로 인해 복합업무빌딩 신규 공급이 급격히 늘었다. 2011년부터 서울 도심의 경우 광화문 재개발 사업으로 그랑서울, D타워, 광화문스테이트타워, KT광화문빌딩 등 대형빌딩이 10개 정도 세워졌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013년 1분기 6.54%에서 지난해 말 8.55%로 올랐다. 최근 준공한 빌딩의 공실률은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주들은 공실을 메우기 위해 임차인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기업들이 직원을 줄이고 재택근무를 늘리는 등 사무실을 축소시켜 임차 면적은 더욱 줄었다.
서울 강남 등지에 자리잡았던 기업들이 경기도로 벗어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강남역 인근의 삼성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기 판교로 이전할 예정이다. 화학관련 계열사들은 지난해 롯데그룹에 인수돼 사무실을 비웠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몇 년 사이 빌딩주들은 입주 후 최고 2년까지 임차료를 내지 않는 렌터프리(Rent Free)를 제공해왔다. 강남 일부 빌딩들은 최장 6개월까지 렌터프리를 내놓기도 했다.
공인중개사업계 관계자는 "서울 오피스 임대료의 인상률은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인 0.7%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급과잉 지속, 초대형 롯데월드타워 등장
올해도 제2롯데월드타워와 파르나스타워가 신축되며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 면적은 지난해 대비 62% 증가한 56만9000㎡에 달할 예정이다.
김현진 교보리얼코 투자자문팀 연구원은 "올해 공급과잉이 심해 공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연초 다수의 빌딩에서 물가상승률 수준의 명목 임대료 및 관리비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특히 제2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3층, 연면적 80만7506㎡에 이르는 초대형 빌딩이다.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3.3㎡당 분양가를 8000만~1억원 사이로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최고 분양가는 서울 한남더힐의 7000만원대"라며 "편의성과 조망에서 한남더힐을 능가하는 만큼 분양가가 최고 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법인이나 외국계회사의 법인장들이 주로 입주하겠지만 1억원이란 분양가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분양가가 얼마에 정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화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룹 차원의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 지원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차입 조달의 부담이 있다. 총 사업비 3조원 중 2조2000억원을 롯데물산이 부담하고 대부분을 차입 조달에 의존했다"며 "향후 임대수익와 운영수익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차입금 부담이 지속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