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쥬라기 신범 대표
(주)쥬라기 신범 대표

“지렁이, 달팽이, 뱀, 도마뱀 등 특이한 동물을 5살 때부터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때는 다른 나라에 있는 다양한 동물을 키워보고 싶어서 외국사이트, 해외 수입 서적 등을 뒤져 희귀동물을 키웠어요. 그것이 지금의 업이 되었죠.”


신 범(30) 쥬라기 대표는 동물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동물원에 동물을 납품하는 일, 자문일 등 국내 동물원은 거의 신 대표 손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


사료값 충당이 사업 시작 계기


신 대표는 어릴 적부터 동물과 더불어 살았다. 산, 논두렁 등 자연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곳에서 살아있는 생물들과 놀다 보니 동물은 장난감이었다. “키즈카페보다 지렁이, 땅강아지 등을 가지고 노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부모님도 제가 너무 동물을 좋아하니까 걱정도 했지만 반포기했죠. 한 번은 화장실에 사마귀를 부화시켰는데, 부화시킨 망에서 새끼들이 나와서 화장실 벽면을 가득 채운 적이 있었어요. 이 모습에 어머니가 기절할 뻔 했어요.”


신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살 무렵, 집안 사정이 힘들어져 동물들 사료값을 충당할 수 없으면서부터다.

“알바를 하려고 했는데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급여도 동물들을 제대로 키울 만큼 되지 않아서 힘들겠다 싶었는데, 실험동물 시장이 수입에 의존한다는 정보를 들었어요.”


그 후로 신 대표는 실험용 쥐를 번식시켜서 학교 실험실에 납품했다. 군대 입대 전에는 이것이 주 수입원이었다. 군을 제대하고는 학습용, 먹이용, 실험용 등의 곤충을 키워 학교, 펫숍, 마트, 실험실 등에 납품했다.


“사실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혼자서 뛰어다녔어요. 제가 어리다고 잘 만나주질 않아서 만나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구요.” 지금은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업적인 신뢰도가 생겨 소개도 해주지만, 사업 초기엔 어린 나이가 죄라도 되는 듯 문전박대를 많이 당했다.


실험용 쥐를 납품할 때 경쟁력은 가격단가였다. “당시, 실험용쥐가 7만~40만원까지 했는데 저는 번식을 잘해서 그것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었어요. 동물은 잘 키우면 번식 잘해요.” 예전부터 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으니 번식은 신대표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험용 쥐를 파는 일은 하지 않는다. “동물을 좋아해서 하는 건데, 실험동물은 죽는 거라 마음이 아파요. 한편에선 실험용쥐가 필요하기도 하고, 식용동물도 연구중이고 그래서 이런 부분이 지금도 딜레마이긴 해요.”



동물원 만들어 ‘멸종 보호종‘ 살리는 게 꿈


현재 자신은 동물을 죽여서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닌, 잘 살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최근 쥬라기가 주로 하는 일은 동물원 전시 컨설팅사업이다. 중국에서 실내 동물원을 조성하는데 그 일을 맡아 하고 있고 호서전문대학교 특수 동물학과 외래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국내에 동물원이 많이 없어서 해외로 눈을 많이 돌려요. 특히, 중국 동물원은 시설과 환경이 안 좋은 편이라 리뉴얼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전문분야인 희귀동물뿐 아니라 사자, 곰 등 대동물 등도 다양하게 공부를 해서 도움이 되죠.”


이 외에도 신 대표가 요즘 관심을 가지는 것은 미래식량이다. “곤충이 소보다 단백질과 영양분이 더 높아요. 곤충이 미래식량으로 되는 게 인류를 살리는 일이죠. 이것과 관련해 사람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어요. 이미 10가지 곤충을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됐고, 그것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현재 신 대표는 귀뚜라미가 숙취해소나 정력제로도 좋다는 것을 증명하고, 한의원과 함께 연구해 사업적으로도 확산할 계획이다.


쥬라기 전체 직원은 비정규직까지 11명, 매출은 연 20억 정도다. 쥬라기를 설립한 것이 4년 정도 되었으니 짧은 기간에 꽤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직원들은 동물 좋아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직원 외에도 후임자 양성을 하려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세심하게 봐요. 학생들 중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도 있는데, 동물은 이론이 아니라 필드 경험이 많아야 해요.”


즉, 신 범 대표처럼 동물들과 같이 붙어 있는 시간이 많고 많이 키워봐 야 그 동물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것. “어류, 양서류, 파충류 등 하나의 카테고리를 정해서 전문분야를 파는 것도 필요해요. 그러면 나중에 사육사를 할 수도 있잖아요.”


위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란다. “뱀도 강아지와 똑같아요. 강아지도 잘 못 다루면 물고 뱀도 잘 다루면 안 물어요. 선입견일 뿐이죠.”


직원 면접을 보면 교감을 많이 하는 사람은 딱 보인다. “저는 동물들의 눈빛을 보면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직원들을 보면서도 눈을 보면 동물과 얼마나 교감하는지, 내공이 어느 정도 되는지, 경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죠.”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을 뽑을때는 학력은 전혀 안 본다.


신 대표의 1차 목표는 회사 성장이다. 동물, 동물용품, 사료, 동물들의 전시 컨설팅 모두 강세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미래의 꿈은 쥬라기 공원처럼 자기만의 동물원을 만드는 것이다.


“섬 같은 것을 사서 멸종 위기인 동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국제적 멸종 보호종을 살리는 일을하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만족하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한 사업기반입니다.”


동물원 사업은 한국에서는 기후나 환경적인 부분이 맞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할 듯하다. 신 대표는 동물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을 자주한다.


“직업군으로 따지면 블루오션 시장이라서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조금만 열심히 한다면 두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새로운 직업군이 많이 생기는, 정말 좋은 분야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