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기관 가계대출/자료=한국은행
예금기관 가계대출/자료=한국은행
올 하반기 가계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8월 이후 아파트 입주·분양 물량이 쏟아져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1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올해 1·4분기와 2·4분기 분양 물량은 각각 5만6000호, 8만1000호였으나 3·4분기와 4·4분기는 12만4000호, 10만7000호로 늘어날 전망이다. 입주물량 역시 1·4분기와 2·4분기 각각 7만3000호, 7만6000호에서 3·4분기와 4·4분기 각각 9만7000호, 12만4000호로 확대된다.

한은 측은 “하반기 입주와 분양예정 물량 증가로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되지만 올해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비은행 가계대출은 2·4분기 중 23조2000억원 증가해 1·4분기(13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특히 은행의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양도분 포함)은 2·4분기 중 17조1000억원 증가해 1·4분기(5조9000억원)에 비해 대폭 확대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11조3000억원으로 1·4분기(5조5000억원)에 비해 두 배 뛰었다. 기타대출도 5조1000억원으로 1·4분기(4000억원)에 비해 14배가량 늘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상승 기대가 원인으로 꼽혔다. 4분기는 주택거래가 1·4분기에 비해 보통 더 늘어난데다 주택가격전망CSI(전국)이 올해 2월 92에서 6월 116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한은 측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강화되면서 개별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며 “4월 이후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된 것도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6월 이후 강화된 부동산 대책과 8월 내놓을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중 금리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수요가 둔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장기금리에 연동된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금리 대출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국내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단기 시장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단기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가계부채 대책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하반기 중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