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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와 마가렛. /사진=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포스터 |
전남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들을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렛(82)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이 본격 추진된다.
마리안마가렛 이사장인 김연준 신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 브리핑을 통해 수녀로 잘못 알려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노벨평화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간호대학 동기로서 각각 1962년, 1966년 자원봉사자로 입국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들을 돌보고 치료해왔다. 한센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천사로 불려왔다.
이들은 수녀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호 간호사였다. 이로 인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봉사하며 월급을 받지 못했고, 다른 종교 단체로부터 거부 반응 등 피해도 상당했다는 것이 김 신부의 설명이다.
김 신부는 "한센인들이 감사한 마음에 수녀님이라 불렀던 것이 잘못 알려진 계기"라며 "젊은 시절 한국에서 수십년을 봉사하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빈손으로 먼 고국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다"고 강조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소록도를 떠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병이었다. 마리안느는 대장암을, 마가렛은 치매를 앓고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 시골 양로원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진은 지난 4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이낙연 국무총리가 김 신부와 함께 관람한 뒤 "두 여성의 삶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노벨평화상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총리는 이후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가칭) 위원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위촉하자는 민간 의견을 청와대에 건의했다.
김 신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이들과의 만남을 요청한 유일한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들과 별도 만남을 가졌으며, 성당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함께 미사를 하고 떠났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 총리가 전한 의견을 검토 중에 있지만 김 전 총리는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국민추천위는 다음달 중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전남도에서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추천위 구성을 돕고 있다.
김 신부는 "노벨평화상은 정부 지원이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벨평화상 노르웨이 위원회가 우리 정부의 태도를 바라보고 있는데 한국에서 평생을 쏟으신 분들의 노후를 우리가 돕지 못하는 것은 국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